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다

■1587호 무적

2018-01-02     박지현 편집국장
 문재인 정부의 1호 정책인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난관에 부딪혔다. ‘기회의 평등’, ‘정당한 차별’이라는 담론 앞에서 말이다. 누구나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과도한 임금 격차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반면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자신의 조직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는 반발한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던 임용시험 준비생 집회가 그 예다. 하지만 그런 반발을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경비 절감을 위해 간접 고용과 비정규직 채용을 남발하도록 만든 사회 구조에 있다.

지난해 최대 화두였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쟁을 바라보면서 과연 시험만이 한 사람의 능력을 재단하는 마지노선일까 의문이 들었다. 시험에 성공한 자가 다시 불공정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차별의 피해자를 게으른 사람으로 비난하는 체계. 승자 독식 체계.

경쟁적 시험은 채용과 승진을 위한 평가 방법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만이 절대적인 방법이 된 것 같다. 채용과 승진에서 평소의 업적과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비용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합리적 평가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간접 고용과 비정규직 채용 남발로 경비 절감을 해왔다. 2018년에는 능력의 논리에 지배됐던 과거와 작별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꿔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