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인력 감소한 곳 … “힘들다”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 구역 재조정
올해 정규직 199명→185명
“업무 과중” 호소
“괜찮다”는 경우도 있어
총무과 “공평하게 배분했다”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 인원수와 청소 구역이 조정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업무 과중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1일 우리 대학 정규직 환경관리원 수는 작년 199명에서 올해 185명으로 줄었다. 청소 구역별 담당 인원이 줄어든 곳에서는 “너무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10년째 G&R 허브를 담당하고 있는 송용순 환경관리원은 “건물을 3명이서 청소해왔는데 2명이서 하려니 너무 힘들다”며 “누구든 우리의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R 허브는 외국인 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과 소통이 어렵고 화장실 문화가 달라 청소량이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매주 화요일 점심에 진행되는 직원 대상 노래 교실이 삶의 활력소였지만, 업무량이 늘어나 지난달에는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노래 교실은 환경관리원 노동조합과 참여자들의 회비로 강사를 초빙해 제1학생마루 소강당에서 진행하는 동아리 활동이다.
원래 2명이서 청소하던 구역을 지난달부터 혼자 담당하는 환경관리원 ㄱ씨는 “업무량이 전보다 딱 2배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추운 날씨에도 땀이 흐를 만큼 일했다”며 “일이 많아져서 벅차다”고 말했다. ㄱ씨는 늦둥이 아들이 있어 주말에 출근하기 어렵지만 건물 담당자의 요청으로 토요일에 초과 근무를 나오기도 한다. 그는 “초과 근무가 필수는 아니지만 주말에 나오지 않으면 많이 더러워진다”며 “월요일에 너무 힘들지 않으려면 주말에 나와 청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부 이용객이 많은 건물을 혼자서 청소하는 ㄴ씨도 주말에 출근을 한다. 그는 “주말에는 외부 이용객이 더 많아진다”며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주말에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혼자서 할 만한 일이다”며 “앞으로도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무과에 따르면, 정규직 환경관리원은 올해 185명으로 14명 줄었다. 담당 인원이 조정된 구역은 약 8곳 정도로, 구체적인 변동사항은 알 수 없다. 총무과는 “변동사항은 대학본부의 내부 자료라서 유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6년 환경관리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졌다. 총무과는 인원과 청소 구역을 재조정한 이유로 △공정한 관리 면적 배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예산 감소 △공사에 따른 필요 인원 감소 등을 말했다.
총무과는 “환경관리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청소 구역이 조정된 적이 없었고, 1인당 관리 면적이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환경관리원 급여는 152% 올랐지만 등록금은 동결 상태”라며 “현재 인원으로 가장 효율적인 재조정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환경관리원의 급여는 국가 지원 예산과 등록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공사 중인 건물이 많아 필요 인원이 줄어든 것도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이번 조정이 있기 전에는 환경관리원 담당 관리자인 노무사의 사전 설명과 환경관리원 노동조합(노조)과 총무과 간의 협의가 있었다. 총무과 담당자는 “재조정으로 해당 건물의 일이 힘들 것 같다는 분에게는 다른 건물로 이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며 “추가 설명도 하고 환경관리원에게 선택권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총무과와의 협의 과정에 대해 묻자 “민감한 사안이라 조합원들과 학교 간 분위기가 걱정된다”며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업무 환경 변화에 따른 환경관리원들의 온도 차는 상이하다. ㄷ씨는 “다른 건물로 청소 구역을 옮기면 또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사람을 옮기는 게 아니라 청소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담당 노무사가 작업 환경을 둘러보고 청소량이 많다는 것을 확인해 감축이 안 될 줄로만 알았다”며 “감축이 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ㄴ씨는 “곧 정년인데 촉탁직으로도 일하고 싶다”며 “힘들어도 학교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ㄹ씨는 “전보다 학생 수가 줄었고 다른 대학에 비해 우리 대학의 작업량이 적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학교의 상황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총무과는 1인당 관리 면적을 ‘학교 건물의 1인 작업 평수 기준’인 400평에 맞춰 재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국 청소 업체에 건물 위생 교육을 시행하는 ‘(사)한국건물위생관리협회’의 기준이다. 진리관처럼 방학 중에는 사용이 적은 건물에는 기간제 계약직을 배치하기도 했다. 총무과 담당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해고는 없었다”며 “정년 퇴직자 수만큼의 신입을 더 뽑지 않은 것뿐이다”고 말했다.
총무과는 타 대학을 예시로 들며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의 처우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총무과 담당자는 “전북대, 경북대 등 타 대학에 비해 면적과 학생 수 대비 환경관리원이 많은 편이다”며 “급여와 복지 수준도 인근 타 대학들보다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