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기억합니다"

10년째 매년 세월호 참사 추모하는 김화순 작가

2024-04-08     박소희 기자

진상규명,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묵념·리본 달기만으로도 의미 있어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으니 계속해서 하게 되는 것이고, 단순한 슬픔을 넘어서서 현재의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가 늘 있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10년째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가 있다.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에서 활동하는 김화순(미술·89) 작가는 올해 10번째 4월을 맞았다.

김 작가는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정부가 밝히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의지가 없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사람은 늘 존재했다”며 “물어보는 것에 답변하는 방식의 진상규명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번 특별위원회가 꾸려졌으나 진상규명은 되지 않았다.

김 작가는 “유가족분들은 지금도 아프고, 많이 아픈데 버티고 있다”며 “어떻게든지 그냥 같이 옆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며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고 말한다. 이어 “그렇게나 아픈 기억을 붙들고 계속 울고 있을 수는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잠시 묵념하거나 노란 리본을 하나 달아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오는 16일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10주기 준비위원회에서는 여러 행사를 꾸렸다. 김 작가는 16일 당일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 ‘예술인행동 장’을 진행한다. 소촌 아트팩토리 큐브미술관에서 추모 전시도 진행한다. 그는 “예술인행동 장에서 약 8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각자 스스로 교통비를 부담하고, 직접 짐을 들고 와서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세월호 10주기라는 것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사고가 난 해당 주에 생존해 있을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마음으로 처음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집회가 끝나고서는 자연스레 다음주, 다음 모임이 이어졌다. 광주의 마을촛불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왜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고, 숨도 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살 수가 없어서 살려고 했던 일이다. 그래야 숨이라도 쉴 수 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세월호 10주기는 김화순 작가에게 그런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