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이어가는 오월 정신
■1663호 청년의 눈빛으로
작년 5월 <전대신문>은 5·18민주화운동(5·18) 전야제를 준비하는 박상은 제43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칼럼을 실은 적 있다. “43주년을 맞은 5·18기념행사는 예년과 무엇이 다른가요?”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는 박 위원장은 칼럼에서 “기념행사의 기본 틀에 큰 변화가 없다 보니 정체되고 반복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43년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다”고 적었다. 이번호를 준비하며 많은 공감이 됐던 말이다.
1980년 이후 광주에서는 매해 5·18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올해도 역시 주먹밥 나눔이나 전야제 등 학내외 곳곳에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전대신문>도 5월을 맞아 분주해졌다. <전대신문>은 매해 5월마다 5·18과 관련된 기획 기사를 작성하여 신문에 낸다. 작년에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에 방문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기록물들을 소개하고, 5·18 당시 송암동 일대 발포 사건을 다룬 영화 <송암동>의 감독 간담회 기사를 냈다. 재작년에는 5·18 당시 평화봉사단원이었던 데이비드 돌린저씨의 인터뷰를 전면으로 내고, 5·18 관련 도서를 전시하는 ‘오월서가’를 운영 중인 독립서점들을 소개했다.
올해도 역시 5·18 제44주년을 맞이하여 특집 기사들을 준비했다. 매년 하는 기획이지만, 기자들은 매년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기사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 쓰는 글이다. <전대신문>의 경우 대학 신문이기 때문에 주된 독자는 전남대학교 학생들이다. 그렇기에 5·18과 관련하여 무엇을 어떻게 다뤄야 학생들이 기사를 읽을지 고민한다. 항상 하는 기획이라는 이유로 뻔한 기사를 쓰지 않도록 경계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전대신문>의 5·18 기사를 읽을까?’는 곧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5·18에 관심을 가질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기자들이 5·18 기획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무의식적으로 ‘요즘 학생들은 5·18이라는 지나간 역사에 큰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5·18과 관련된 취재를 하다 보면 1980년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이 주된 취재원이 된다.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5·18 행사를 꾸리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호를 준비하며 몇몇 청년 취재원들을 만났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5·18에 관심을 가지게 된 외국인 청년도 있었고 직접 역사 해설을 해보고 싶어 대학생 오월 해설사 프로그램에 지원한 청년도 있었다.
5·18이 그저 공부 텍스트로만 여겨지지 않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나간 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라고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오월 정신이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