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1664호 청년의 눈빛으로
“기사 쓰지 마세요.” 학내에서 논란이 된 사안을 취재하다 보면 종종 들려오는 말이다. 사안 또는 그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취재를 거절한다는 뜻이다. 심지어는 취재원이 기자의 연락을 아예 피해버리기도 한다. 사안이 기사로 다뤄지면 학내 구성원들에게 더 주목받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기사를 쓰지 말라는 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 학내 구성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계속해서 문제가 된다면 정확한 사실을 취재해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앞의 사례와 반대로 “제발 취재해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학내 환경관리원들의 노동 환경을 취재하며 만난 한 노동자는 “아무도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찾아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기자의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을 만난 순간이었다. 학내 언론에 대한 관심과 기사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어도 <전대신문>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다.
<전대신문>의 한 애독자는 “<전대신문>의 독자가 늘어나 더 많은 것을 취재할 힘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응원에 감사하면서도, 독자 수가 줄어든 것을 독자도 느낀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독자가 적다는 것을 알아서 “기사를 쓰지 말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일까 걱정되기도 했다.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언론으로서 <전대신문>은 독자를 기억해야 한다. 기사에 대한 반응이 없어 외로워도, 취재원이 협조하지 않아 답답해도 보도를 기다릴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글보다 영상을, 긴 영상보다 숏폼을 찾는 시대에 종이신문을 만드는 우리가 독자를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전임 편집국장은 “잘 쓴 글은 사람들이 찾아 읽게 돼 있다”고 말하곤 했다. 결국 우리가 좋은 기사, 도움 되는 기사를 잘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대학 신문의 인기가 저물어도 ‘종이로 남겨질 기록’을 한다는 소명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다고 믿는다.
70주년을 맞이한 <전대신문>의 상황은 어렵다. 예산은 매년 줄어들고, 학내 조직이 취재를 거부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밤새 만든 신문이 발행돼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밉기도 하다. 그러나 <전대신문>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유일한 학내 신문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제1학생마루 신문방송사는 오늘도 밤새 불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