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되뇌는 말

2024-09-22     박소희 편집국장

이번 총장임용후보자선거(총장선거)의 화두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인 글로컬대학30(글로컬대학)과 RISE(라이즈) 사업인 듯싶다. 두 사업 모두 2년 연속 떨어졌으니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지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학생과의 소통을 확실하게 약속하는 공약이 꽤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한 후보자의 ‘총장과 학생 간의 만남 정례화’ 공약 이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학생 공약 자체가 미비했다. 

이번 호를 취재하며 친구들에게 어떤 총장을 원하는지 물으니 “근데 총장은 무슨 일을 해? 나는 총장을 본 적이 없는데”라고 한다.

그럴 수밖에. 필자도 총장을 잘 모른다. 지나가는 말로 대학신문 기자 3년 차면 총장 번호도 안다지만 실상은 공식 석상이 아니면 얼굴 보기도 어렵다. 학생 요구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인 학생성공테이블(학성테)도 1년에 단 두 번뿐이다. 지난 상반기 학성테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총장과 학생이 대면해서 소통하는 시간이 1년에 4~5시간이라고 따져보면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직접 후보자들에게 물었다. 언제, 어떻게, 몇 번이나 소통할 것인가? 집요하게도 구체적인 답을 듣고 싶었다. 금세 뒷전이 될 것 같아 불안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자리를 갖겠다.” 혹은 그저 “자주 소통하겠다”. 구체적인 답도, 시원치 않은 답도 있었지만 질문을 던지니 그제야 챙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학생을 고려하지 않는, 위하지 않는 후보자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잊지 말아달라. 그렇게 강조하는 대학의 위상, 높은 순위, 경쟁력 모두 학생 없이는 허상일 뿐이다. 늘 우리 곁에 있을 수는 없어도 목소리는 가닿아야 소통하는 총장이라 할 수 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