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이상의 가치를 찾는 대학 생활
■1666호 청년의 눈빛으로
지난 12일 총장임용후보자선거(총장선거)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취업과 관련한 후보자들의 여러 공약을 보다가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건 무엇일지 고민에 잠겼다.
대학교에 갓 입학했던 때 택시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왜 대학에 갔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들이 대학에 가지 않고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꼬리 질문이었는데 필자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게 조금 어려웠다. 곰곰이 생각하다 “글 쓰는 게 좋아서”라고 대답했던가? 대답한 뒤 마음 한구석이 뭔가 켕겼다. 글 쓰는 게 좋다는 이유만으로 대학에 왔다고 해도 괜찮을지 찝찝한 기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님은 “취업은 어디로 하는 거야?”하고 물었다.
막 입학한 스무 살에게는 조금 가혹한 질문이었지만 생각해 보면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주변 친구들은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어려운 수업보다는 성적을 잘 준다는 수업만을 찾아들었다. 그런 친구들을 따라 하다가도 가끔은 원했던 대학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늘 의문이 들었다. 대학은 취업만을 위한 곳인가?
“대학이 진짜 세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의 성격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수업 중 읽게 된 책에서 본 문장이 처음으로 대학에 대한 생각을 바꿔볼 용기를 주었다. 이후 듣고 싶었던 수업을 듣고 시간을 내 책을 읽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들어가고 싶었던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과 경험과 추억을 쌓으면서 대학 시절을 보내고 있다.
깨달은 것은 대학은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 나간다는 건 오로지 취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에서는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살아갈 방법을 공부하자.
오는 25일 총장선거가 시작된다. 원했던 대학이 취업을 위한 활동만을 하는 곳이었는지 생각해보라. 사회에 나가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책을 내세운 후보에 투표하자. 우리 대학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게 될 만큼 모두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