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 ‘카프리존’ 사라져…“통행 불편” 한목소리
총무과 "인문대 2호관 공사로 도서관 통행로 막혀 개방"
학내 구성원 “유동 인구 많아 혼잡·차 사고 위험도”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차량 통행이 불가능했던 인문대 1호관(인1) 앞 ‘카프리존’(Car-Free Zone)이 개방되며 학내 구성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위치상 유동인구가 많아 혼잡한 거리에 차, 오토바이가 더해지며 사고 위험성도 높아졌다. 총무과 담당자는 “인문대 2호관(인2) 개축 공사로 중앙도서관(홍도) 뒤 주차 공간으로 통하는 길이 통행 금지돼 우회 통로로서 개방했다”고 말했다. 개방 기간은 내년 9월 30일까지다.
영어영문학과 ㄱ씨는 “주로 등교 시간에 차가 많은데 만약에라도 사고가 나면 큰일이다”며 “차나 오토바이가 갑자기 지나가면 무섭다”고 말했다.
하루에 5번 이상 인1을 오가는 인문대 ㄴ 교수는 “인1 앞은 학생 통행이 잦아 차가 다니고 오토바이가 질주하면 사고 위험이 크다”며 “8~9면가량의 홍도 뒤 주차 공간을 위해 개방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정훈 국어국문학과 교수 또한 “다른 곳에 주차 공간을 더 마련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주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 오은영씨는 “습관처럼 주변을 보지 않고 다니다가 갑자기 차가 와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1일 우리 대학 홈페이지 Q&A에는 조치의 이유와 근거를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라면 시공사가 보행자의 통행을 보장하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며 안전도로를 설치해 보행자 통행로를 확보한 북구청 공사 현장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카프리존은 학생들의 안전한 통행과 쾌적한 학습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프리존 개방은 작년 10월부터 이루어진 인2 개축 공사로부터 시작됐다. 공사 시작 후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지난 6월 부산대에서 학생이 지게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공사 관련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우리 대학은 지난 8월 1일 인문대, 사범대 등 관련 기관들이 모여 인2 앞 도로를 차량, 사람 모두 통행 금지하고, 카프리존을 개방하는 논의를 통해 조치 시행을 결정했다.
카프리존 개방은 홍도 뒤쪽 주차 공간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었던 인2 앞 도로를 통행 금지하며 이어진 조치였다. 총무과는 “홍도, 정보마루 이용자의 차량 동선이 막혀 통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거리를 지날 때 위험은 있겠으나 그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9일부터 개방된 카프리존 구역에는 차량 주정차를 막고자 차선규제봉이 설치됐다.
인2 앞 도로 통제와 관련해서는 “공사 차량으로 학생들이 다치는 큰 사고를 예방하고자 불편해도 이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우(철학·20) 인문대 학생회장은 “인문대 행정실과 차 없는 거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해오고 있다”며 “명분이 생기면 다시 대학본부에 말하기로 행정실과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프리존은 에코캠퍼스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 3월 23일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