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끄는 리더 아닌, 같이 나아가는 학생회 되겠다

2025 총학생회 ‘기억’ 신승환·진영채 당선자

2024-12-22     이의진 기자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해
1월 이내 ‘공약 이행 로드맵’ 공개
“학생회와 유대감 형성 우선”

2025 총학으로 당선된 ‘기억’ 신승환 정후보(왼)와 진영채 부후보.

지난달 26일 경선으로 치러진 2025학년도 총학생회 선거(총학 선거)에서 ‘기억’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신승환(고분자융합소재공학·19) 정후보와 진영채(임산공학·22) 부후보가 54.1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1.91%로 작년 36.39%, 재작년 33.7%보다 조금 더 오른 수치다. 기억 선본은 △학생증 디자인 변경 △정례브리핑 △유스퀘어 셔틀버스 운영 △10-10-10 연휴 만들기 △분야별 현장실습/견학 확대 △기숙사 생활 혁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대신문>은 지난 12일 신문방송사에서 신씨와 진씨를 만나 선거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물었다.

신씨는 당선 소감으로 “우선 놀란 마음이 컸다”며 “투표해 주신 학우들과 약 한 달 동안 함께해준 선본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진씨는 “만감이 교차했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1년 동안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두 당선자는 선본 사람들과 함께 라이브로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 당시 분위기를 회상하던 진씨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다 같이 소리 지르며 기뻐했다”며 “몇 명은 울컥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학 선거 투표율이 예년보다 조금 더 오른 이유로 두 당선자는 후보자가 둘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신씨는 “작년 공과대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느꼈지만, 경선이면 투표율이 오른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주도로 한 토론회나 합동 유세 덕분에 학우들에게 선거가 더 많이 노출되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당선자는 기억 선본이 당선될 수 있던 이유로 ‘믿음’을 꼽았다. 신씨는 “선거 운동 당시 학생들에게 ‘잘하겠지’라는 믿음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진씨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공약이 많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직접 학우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며 설정한 공약이었기에 더 와닿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당선될 걸 예상했냐는 질문에 신씨는 “지지 않아야겠다는 마음”, 진씨는 “왔다갔다 하는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신씨는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은 없었다”며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선거 운동에 임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진씨는 “선본 사람들과 열심히 일할 때는 당선될 거란 확신이 있다가도 혼자 있게 되면 불안감이 엄습했다”고 말했다.

 

하루에 3시간 자며 선거 준비

2주간의 선거 운동 기간 중 가장 힘든 기간은 첫째 주였다. 이번 총학 선거에는 기존에 하던 정책 공청회 말고도 두 번의 토론회와 합동유세가 있었다. 이들은 일주일 동안 선본 3~4명과 함께 하루에 3시간씩 자며 선거를 준비했다. 신씨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유세를 시작하면 이것도 저것도 부족한 것 같아 정신이 없었다”며 “오히려 둘째 주에 좀 더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와 공청회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면서도 “더 많은 이야기와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진씨 또한 “태어나서 무언가를 가장 열심히 했던 기간이었다”며 “임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학우들에게 선본의 부족한 점, 보충할 점을 들을 수 있어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거 기간 동안 기억 선본은 처음 세웠던 공약에는 없지만 ‘공약 이행 로드맵’을 만들기로 추가 결정했다. 선본이 세운 공약을 언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안내하는 것이다. 진씨는 “어디까지나 계획이긴 하지만 학우들에게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겠다고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대한 1월 이내로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중 학우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과 의견을 받은 공약은 ‘기숙사 생활 혁신’이었다. 진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물어봤다”며 “학우들이 준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기숙사 생활 혁신 공약 중에는 ‘세탁 카드 폐지 및 카드리더기 설치’가 있다. 신씨는 “카드 리더기를 설치하게 되면 오히려 수수료 때문에 세탁 금액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의견이 있었다”며 “더 정확히 확인하여 최대한 학우들의 지출이 적게 해야겠다”고 말했다.

 

학생회와 유대 쌓아 학생 자치 분위기 주도

두 당선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학생들과의 ‘소통’이다. 신씨는 “여러 사업 중 소통 관련 공약들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다”며 “이 공약들을 이행하기 위해 내년 총학 집행국에 소통 관련국을 새롭게 신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억 선본은 지난 <전대신문>과의 총학 선거 후보 인터뷰에서 학생자치 활성화를 강조하기도 했다.(“총학 감시·견제하는 학생자치 조성할 것” 기사 참고) 학생자치 활성화 방안에 관해 묻자 신씨는 “단과대, 학과 학생회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총학이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유대 관계가 있다면 더욱 관심을 가질 거라는 얘기다.

진씨는 “내년 2월 확대 간부 수련회를 시작으로 학생회 임원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 같다”며 “임원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자연스레 일반 학우들까지 총학의 이야기가 전해질 거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모르는 사이인 총학보다 단과대나 학과 학생회가 일반 학우들에게 말하는 게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학생 자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일단 우리 대학 학생회 중 공석 여부를 먼저 체크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는 몇몇 단과대 회장들에게 인사만 나눈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총학

진씨가 선거 활동을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진심으로 소통하라’였다. 진씨는 “만약 당선된다면 말로만 하는 소통이 아닌, 진짜 진심으로 소통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끄는 리더보다는 같이 나아가는 학생회가 되고 싶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언제든 비판을 해달라”고 말했다.

소통 장벽을 낮추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기억 선본은 ‘총학생회 소통 창구 강화’라고 총학생회장이 매주 제1학생마루에 상주하며 학생들을 기다리겠다는 소통 공약이 있다. 진씨는 “총학이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오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총학이 학생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는 인식이 참여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씨는 “당선사에도 적었다시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