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개선이 우선

■청년의 눈빛으로

2024-12-22     박서지 기자

지난 10월 7일 발행된 1667호 이후 약 2달 반 만에 <전대신문>이 다시 발행된다. 주간과 편집위원은 신문 편집을 금요일 오후 6시까지 마치라고 주장하며 응하지 않을 시 발행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주장은 기자들의 동의 없이 ‘원칙’으로 통보됐고 결국 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 2025 총학생회 선거 특집호(1668호)에서 싣고자 했던 1차 경선토론회(토론회)가 오후 7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담당 기자였던 필자는 취재 현장에 있었고 취재 도중 제작이 중단된 소식을 접해 허탈했다.

기자들이 받아들이기에 현재의 신문 제작 환경 속에서 오후 6시까지 신문 편집을 끝내는 것은 무리한 기준이다. 학업 병행을 고려하지 않고서도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먼저 컴퓨터, 카메라 등의 기자재 노후화 및 부족이다. 현재 기자들은 인물사진이 들어가는 인터뷰 기사나 중요도 높은 기사의 사진은 최대한 선명하고 높은 화질로 찍기 위해 신형 카메라 1대를 취재 시간을 맞춰 돌려가며 사용하고 있다. 남아있는 카메라도 여러 대 있지만 오래되어 화질이 좋지 못하거나 작동조차 되지 않는다. 취재가 겹쳐 신형 카메라를 사용하지 못할 때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격이다. 컴퓨터 또한 그렇다. 컴퓨터 5대 중 일부는 종종 파란 화면이 뜨거나 중간중간 전원이 꺼지고 파일 하나 여는데도 버벅거린다.

두 번째는 예산 문제다. 이는 올해 초 일부 직급 기자들의 월급 삭감과 외부에서 취재하기 위한 출장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냉장고, 텔레비전, 단체복처럼 취재와 무관한 것들만 새로 들여졌다.

요구의 주된 이유는 편집·디자인·인쇄 등 신문 제작에 협력해주는 ‘외부업체의 노동권 보장’과 부차적으로 주간과 편집위원의 노동권 보장이다. 외부업체의 노동권은 기자들 또한 중요한 문제로 여긴다. 이에 기자들은 연장근무에 대한 추가수당 지급 등 학교와 업체 간 계약을 수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거나 자세히 논의되지는 않았다.

삭감된 월급을 올려달라는 금전적 보상은 바라지 않는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더 빠른 신문 제작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처우 개선이 우선 행해졌어야 함을 말하고 싶다.

<전대신문>의 상황을 알리는 대자보를 밤새 작성하고 사태를 마무리하는 현시점까지 발행 중단 사태를 되돌아봤다. 권리를 보장하고자 내세워진 ‘원칙’ 속에 기자의 권리는 없다는 것이 쓸쓸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