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발맞춰 이슈 전하는 신문
신년호는 해당 신문사의 창의력과 기획력을 볼 수 있는 호라고 한다. 편집국장으로서 처음 만들게 된 신문에 중압감과 재미를 느끼며, 앞으로 만들어갈 신문의 방향성을 신년호에 담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제작계획서를 만들었다.
아이템회의를 열어 기자들에게 아이템과 기획을 받고, 제작회의를 열어 기자들에게 기사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수많은 <전대신문> 신년호를 찾아보며 만든 제작계획서는 피드백 한 번으로 대폭 수정됐다. 기사마다 겹치는 메시지가 많고 기사 배치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 신문 제작하는 감이 없어서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앞으로 신문의 방향성도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신년호 제작계획서가 완성됐나 싶을 때쯤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잠에서 깨 상황을 파악했을 땐 이미 많은 언론이 앞다투어 기사를 올리고 있었다. 4일까지 애도 기간임에 따라 새해맞이 여러 행사들이 취소되었다. 제작계획서에 있던 제야의 종 현장, 시민들의 소망 기사도 바뀌어야 했다.
이 참사를 신년호에 어떻게 담아야할지 고민했다. 제작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스쳐지나가듯 들은 한 기자의 말이 떠올랐다. ‘단톡방 확인하기 무서워. 뭐가 바뀌었을까봐.’ 솔직한 심정을 토하자면 제작계획서를 바꾸기 두려웠다. 이리저리 대보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면(2면)을 짜면서도 마감에 대한 불안감이 물밀듯 몰려왔다.
시대에 발맞춰 이슈를 전하는 〈전대신문〉이 되겠다. 언론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신념을 이렇게 글로 적는 이유는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고 기본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이상과 달리 역량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는 학생 기자들에게 신문 제작은 고행의 연속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한 땀 한 땀 만들겠다. 여러모로 아쉬운 호지만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