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에서도 나비처럼 날 수 있길”
지구촌 우리들 ④ 베트남에서 온 린씨
의사에게 아픈 곳 번역기로 설명해
서포터즈 활동으로 다른 유학생 도와
“매일이 작지만 소중한 성장의 연속이었다.”
2022년 12월에 한국에 처음 온 린(Le Thi Thuy Linh, 미디어커뮤니케이션·24)씨는 우리 대학 유학 생활을 한 문장으로 답했다. 그는 “매일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여정을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조각들이었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어린 시절부터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한 린씨는 한국 생활에 기대를 갖고 우리 대학을 오게 됐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현실은 △건강 보험 △언어 장벽 △비자 등 어려움이 많았다.
감기 걸렸을 때 병원에 가는 것도 어려웠다는 그는 “처음 한국에 오고 6개월은 건강보험이 없었다”며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아플 때면 그냥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에 가입한 후에도 그는 “아픈 곳을 표현하기 힘들어 번역기로 의사와 소통했다”고 언어적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학부에 입학하기 전 비자를 발급하는 과정도 난관이었다. 그는 “일주일 동안 서류를 전부 제출해야 하는데 절차가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 기간이 촉박했다”며 “가족관계를 인증하는 서류를 영어로 번역하여 제출했는데, 번역 비용도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비자 발급 과정에서 그는 “전남대에 입학하지 못할 줄 알았다”며 당시 좌절감을 털어놨다.
그의 대학 생활에 어려움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취방에서 한국인의 정을 배웠다는 린씨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집주인이 낙지볶음을 나눠주고 나도 쌀국수를 집주인에게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그는 “한국인 학생들이 먼저 말을 걸어줘서 친해질 수 있게 되었다”며 “이제는 노래방에서 함께 막춤을 추거나 농담도 쉽게 하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린씨는 현재 광주광역시 외국인 유학생 서포터즈와 우리 대학 베트남 학생회에서 활동 중이다. 다른 외국인 유학생이 과거 자신처럼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그는 “병원 진료처럼 어려움을 겪을 때 통역이 필요하면 도움을 준다”며 “활동이 의미 있다고 느껴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가수 윤도현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좋아한다는 린씨는 학우들에게 “나비는 역경 속에서도 자유롭게 난다는 가사처럼 삶에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