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사람과의 만남이 삶의 원동력”

김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2025-04-14     김민성 기자

어촌사회학 기반 마련에 자부심 가져
섬 생산물만의 가치 최대한 살려내야

우리나라 어촌사회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김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30여 년 동안 섬과 함께하며 △섬△어촌△문화△관광 관련 정책을 발굴해왔다. 그는 “어촌공동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섬 탐방을 시작했다”며 “섬사람들만의 생활 방식과 섬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섬사람과의 만남은 김 교수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섬사람들만의 삶의 양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등대지기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퇴직을 앞둔 진도의 한 등대지기를 인터뷰해서 인터넷에 연재했다”며 “청와대가 해당 기사를 보고 전국 각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초청하는 자리에 그 등대지기를 초청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섬에 대한 안타까운 기억도 있다. 그는 “태양광 업자에게 염전을 팔고 임대소득에 의존해 살아가는 주민들을 봤다”며 “섬 문화가 파괴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간척 사업으로 갯벌과 바다가 사라져 고기잡이를 할 수 없게 된 섬 주민들이 쓰레기를 줍는 등 공공 근로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연구자로서 어촌사회학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 제일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어촌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전문 서적도 여러 개 출간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부터 전국의 모든 유인도를 돌아다니며 섬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섬 문화 답사기를 내년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섬의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이 섬 생산물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 교수. 그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처럼 섬 생산물도 최대한 싸게 사겠다는 생각으로 소비하면 사람들이 섬 생산물을 소비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섬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직거래 확대와 같은 정책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4월에 가기 좋은 섬으로 고흥의 ‘쑥섬’을 꼽았다. 그는 “정원이 잘 가꿔져 봄꽃 구경하기 좋은 섬이라 가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