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다면, 국가가 없다)
충무공 이순신 탄신 480주년 기념 기획
여수거북선축제를 따라 충무공 흔적 찾기
충민사·진남관·이순신 광장
여수의 곳곳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살아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인 1591년 2월 여수에 전라좌수사로 부임하여, 사망한 1598년 11월까지 약 8년 동안 전라좌수영을 중심으로 수군을 지휘하며 왜군의 침공에 맞서 싸웠다. 여수거북선축제는 비장한 각오와 함성의 울림으로 처음 출정한 임진년(1592년) 5월 4일을 기억하려 해마다 이날 전후로 개최한다. <전대신문>이 충무공 이순신 탄신 480주년을 맞아 여수에 흩어져 있는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모아 그 이야기를 전하고자 지난 4일 여수거북선축제를 찾았다.
충무공의 지혜와 용맹한 기운이 서린 충민사
충민사는 1601년(선조 34)에 충무공 이순신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사액 사당으로 통영의 충렬사보다 62년, 아산의 현충사보다 103년 앞서 세워졌다. 이곳에는 이순신 장군뿐만 아니라 의민공 이억기, 충현공 안홍국을 함께 기리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주향으로 하여, 의민공 이억기, 충현공 안홍국을 좌우로 배향하였다. 충민사는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으로는 가장 오래되었으며 1993년 6월 1일 사적 제381호로 지정되었다.
충민사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제를 지내고,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에는 탄신제를 지내고 있다.
여수 시민 유선주(64)씨는 “매년 충무공 탄신제에 참석하고 있다”며 “그동안 탄신제 외에도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행사가 많았으면 했는데 올해 충무공 탄생 480주년을 맞아 여수시가 관련 기념사업을 늘린다고 해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올해, 거북선축제는 축제 첫째 날인 5월 3일 오전 9시 충민사에서 거북선축제 개막을 고하는 고유제가 첫 번째 행사로 진행되었다.
올해 6월, 10년 만에 재개관하는 진남관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삼았던 진해루가 있던 자리에 1599년 충무공 이순신 후임 이시언이 75칸의 대규모 객사를 세웠다. 진남초등학교, 진남여자중학교, 진남체육관 등처럼 여수에는 유독 ‘진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장소들이 많다. 진남은 ‘남녘을 진압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진남관(鎭南館)’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남쪽 해안에서 왜구의 침입을 막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조선 수군의 노력과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거북선축제에서는 “역사 탐방 성터길 투어”를 통해 진남관과 성터길을 탐방하며,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따라가는 역사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투어에 참여한 한 시민은 “진남관 근처에 살면서도 진남관이 어떤 의미를 가진 장소인지 잘 몰랐다”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진남관이 재개관하면 더욱 뜻깊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진남관 공사는 여수시가 지난 2013년부터 진남관 보수를 위한 설계를 시작해 2015년 착공한 이후 10년 가까이 부지 발굴 조사와 정비를 추진했다. 현재는 전체 공정의 약 96%가 진행됐으며 주변 정비 작업 후 다음 달 재개관할 예정이다.
구국의 얼이 모인 이순신 광장
이순신 광장은 여수 해전에서 왜군에게 11전 전승을 거둔 역사적 위업을 기리기 위해 2010년 3월 27일 개장한 광장이다. 이순신 광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광장과 해안을 이어주는 보행 육교이다. 용을 상징화한 육교는 임진왜란 당시 하늘을 찌를 듯한 수군들의 기백을 상징한다.이순신 광장 입구에 있는 로터리에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동상이 있고, 2014년 완공한 2층 구조의 전라좌수영 거북선이 이순신 광장에 놓여 있다. 거북선 선체 내부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선체 내부에는 박물관처럼 수군 밀랍 인형과 직접 장군복을 입고 장군이 될 수 있는 체험 시설이 있다. 여수 시민 장현수(28)씨는 “이순신 광장에는 데이트하러 많이 왔었지만, 거북선은 항상 지나쳤다”며 “이번 축제를 기회로 올라가 봤는데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번 거북선축제는 이순신 광장을 주무대로 해 △해상전투 멀티미디어쇼 △여수 소리항 뮤직 콘서트 △삼도수군 태권무 경연대회 △가족 체험 프로그램 △조선 수군을 이겨라 △조선수군뎐 등 관객 참여형 콘텐츠가 호응을 얻었다. 가족끼리 방문한 한 시민은 “관객 참여형 콘텐츠가 작년에 비해 많아져서 좋다”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3~5일 여수 이순신 광장과 중앙동 일원에서 개최된 제59회 여수거북선축제는 22만여 명이 즐긴 것으로 집계됐다. 여수시가 직접 주관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구성했고 지난해 논란이 된 불법 노점상 문제는 선제적 단속으로 각종 불법행위를 차단했다. 여수시는 축제장 기간 내 음식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진남상가 차 없는 거리’에 프리마켓을 조성해 인근 상권 활성화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