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살리는 대학, 대학이 살리는 지역"

이근배 총장 개교 73주년 기념사

2025-06-01     전대신문

존경하는 전남대학교 가족 여러분, 신록이 짙어지는 6월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길을 다시 열었습니다. 이 뜻깊은 주간에, 전남대학교가 개교 73주년, 창학 116주년을 맞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기념식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전남대학교는 늘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었습니다. 1952년 6월, 한국전쟁이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지역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절실한 소명 아래, 진리·창조·봉사의 창학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73년 동안 전남대학교는 시대의 요구에 항상 행동으로 답했습니다.

1960년 4·19때, 정치 간섭 없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섰고, 1970년대 유신체제의 억압 속에서도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1980년 5월, 군부독재에 맞서 분연히 떨쳐 일어나 가장 먼저 독재타도를 외쳤고, 1985년에는 교육지표 사건을 통해 전국 대학가에 교육자율화 운동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이러한 실천들은 전남대를 ‘민족, 민주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전남대학교는 언제나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자, 시대를 밝히는 횃불이었습니다. 이제 전남대학교는, 그 치열했던 시대가 남긴 정신을 과거로만 남겨두지 않고, 새 도전의 동력으로 삼고자 합니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지역대학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남대학교는 이 위기를 지역과 함께 풀어가고자 합니다. “지역이 살리는 대학, 대학이 살리는 지역”을 이루기 위해 전남대가 앞장서겠습니다. 그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인재를 길러내며, 지역과 함께해 온 73년의 전통이 있습니다.

힘을 모으면 이번에도 해낼 수 있습니다. 전남대학교가 가는 길이 지역의 내일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다시 한 번 위대한 족적을 남길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