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1676호 무적

2025-06-01     이의진 편집국장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 기획을 위해 10명의 전남대 유권자들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원하고 있는 건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닌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지도자였다. 바라는 이상은 다를지언정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그로 인해 바뀌는 자신의 삶을 위해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의 후보를 뽑을 의지도 갖고 있었다. 바꾸지 못하는 정치에는 미련이 없었다.

아무리 거대한 담론이나 구조가 있더라도 그것은 모두 개인의 삶에서 출발한다. 당장 월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도 괜찮은 일자리가 생길지, 내 주변에 혐오와 차별이 줄어들지 같은 문제 말이다.

이 감각은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 집필자로 참여한 정경운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정 교수는 민주주의는 어떤 형이상학적 관념이 아니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무척 취약하며 누군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균열을 낼 수 있다. 그렇기에 서로 그것을 깨뜨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감시하고 견고하게 지켜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을 위해 거리에 나섰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당장 내 삶이 파괴될 수 있기에 우리는 거리로 나섰다. 법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 조건을 어겼기에, 그래서 자신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깨저버리기에 탄핵을 요구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거창하게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늘 사소한 일상에서 무너지고, 또 그 일상을 되찾기 위한 투쟁 속에서 회복되어왔다. 대선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한 개인의 실천이다. 그 가치는 우리가 지금 어디에 표를 던지느냐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