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청년 취업의 부담
6·3 대선 특별기고 ② 취업
6·3 대선까지 하루 남았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주제별로 모아봤다. 순서는 △교육 △취업 △주거 △인프라 △기후 △인구다.
광주에서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는데 드는 비용은 약 10만 원. 면접이 연달아 잡히면 숙소비로 7~8만 원 정도가 더 추가된다. 어렵게 합격한 후에도 걱정은 배가 된다. 나는 당장 지낼 곳이 없는 타지임에도, 이틀 후에 출근할 수 있냐는 면접관의 말에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어렵다고 대답했다가 혹여나 떨어질까 무서워서였다. 결국 먼 친척에게 부탁해 잠시 신세 진 후, 약 2평정도 되는 방을 구해서 나갔다. 관리비까지 매달 62만 원씩 나가는 방이었다.
누군가는 정식 채용도 아닌 인턴에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며 서울로 가야 하냐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그렇게 해야만 했던 이유는 서울에 대한 동경 같은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 거의 뽑지 않기 때문에 금턴이라고 불리는 인턴직을 일자리도 부족하다는 지방에서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내가 몸담기를 원하는 광고 산업은 수도권에 몰려있어, 서울 상경이 나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부분의 지방 청년은 경험을 쌓으려면 이렇게 큰 결심을 해야만 한다.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대외활동, 주요 기업이 참가하는 취업 박람회, 그리고 이름난 공모전과 대회는 모두 수도권에서 진행한다. 요즘은 대외활동에서도 오프라인 면접을 보는 곳이 많아져, 기업이 원하는 질 높은 대외활동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 청년들에게는 지원 단계에서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대외활동 경력으로 인턴을 지원하고, 인턴 경력으로 정규직을 지원하는 요즘 취업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지방 청년은 큰 지출을 감내하고 모든 인프라가 몰려 있는 서울로 간다. 그저 아쉬운 점은 세상이 이러한 현실에 눈을 두지 않은 채, 그저 일반화된 취업 현실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취업난은 너무나 단순하다. 취준생의 스펙은 상향평준화 되고, 그들이 일할 곳은 점점 적어진다는 것. 하지만 처한 상황이 다른 청년들을 하나의 선상에 두고, 그 해결책으로 일자리와 청년 지원을 늘리겠다 말하는 것은 당장 면접을 보러 가는 것도 부담이었던 나에게 크게 와 닿진 않는다. 사는 곳에 따라 취업의 부담은 눈에 띄게 달라지지만, 이 부담의 차이는 여전히 청년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다. 지금 지방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게 아닌, 공평한 취업 인프라다. 어디에 있든 지와 관계없이, 능력만 있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취업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 취업난이라는 큰 주제에 가려져 정작 지방 청년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지금, 보이지 않는 기울기에 관심을 두고 평행을 맞추려는 방향으로 정부의 시선이 움직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