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도시를 찾아서
6·3 대선 특별기고 ④ 인프라
6·3 대선까지 하루 남았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주제별로 모아봤다. 순서는 △교육 △취업 △주거 △인프라 △기후 △인구다.
'노잼도시'라는 단어는 즐길 거리가 부족한 도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런 도시들은 밈으로 소비되며 오히려 사람들에게 회자되기도 하지만, 광주는 여기에서마저 언급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잊혀진 도시가 아닌가 싶다.
2022~2023년 조사에 따르면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시외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광주공항, 송정역 등 교통과 쇼핑 관련 장소가 상위를 차지했다. 이는 외지인들이 관광이 아닌 이동과 쇼핑 목적에서 광주를 방문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른 광역시와 비교하면 상황은 더 뚜렷해진다. 부산은 해수욕장이 주요 관광지이고, 대구와 인천은 자연경관과 전통시장, 심지어 '노잼도시'로 불리는 대전조차 도시공원이 주요 명소로 꼽힌다. 반면 광주는 자연경관과 공원이 없는 것이 아님에도 주목받지 못한다. 우치공원, 사직공원, 무등산 같은 명소는 오랫동안 변화 없는 시설과 콘텐츠 부족, 낮은 접근성으로 시민과 외지인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MZ세대의 관광 트렌드는 경험 중심의 개인화와 프리미엄화를 지향한다. 그러나 광주가 내세우는 관광 콘텐츠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도 K-POP 거리와 같은 막연한 시설을 만들어 관광객이 오길 기대하거나,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거대한 상징성을 단순히 역사적 사적지로만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광주가 잊혀진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기존 관광지를 트렌드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우치공원과 사직공원에는 체험형 콘텐츠를 도입하고, 무등산은 접근성을 높이고 현대적 방식으로 매력을 홍보해야 한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치적 무게감은 털고 단순한 역사적 기념을 넘어 예술과 축제로 재해석하여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광주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다. 그러나 그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도시는 죽어가고 있다. 광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풍부한 역사적 자산과 자연환경,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M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경험 중심의 프로그램, 트렌드에 맞는 공간 조성, 지역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