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에너지 소비의 주체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선두주자로
6·3 대선 특별기고 ⑤ 기후
6·3 대선까지 하루 남았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주제별로 모아봤다. 순서는 △교육 △취업 △주거 △인프라 △기후 △인구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사용량 통계’에 따르면, 최근 건물 업종별 에너지 사용량 중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를 넘습니다. 이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 다음이며 병원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대학은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처로, 특히 전기 사용이 과도합니다. 24시간 개방된 열람실과 강의실은 시험 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형광등과 냉·난방이 무분별하게 가동되며, 이는 단순한 관리 차원을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더불어 대학 내 에너지 자립률은 0%에 가깝고,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대학은 지속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한때 ‘그린캠퍼스’ 라는 이름으로 대학의 친환경 전환을 도모했던 사업이 있었지만, 예산 삭감과 정책 후순위로 밀리며 환경부 통보로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현재 그린캠퍼스가 시행되고 있는 학교는 없다고 봐야합니다. 과거 그린캠퍼스로 선정되었떤 전남대학교도 2010년대 이후로는 관련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정부가 대학을 위한 새로운 기후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기후 위기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모두에게 닥쳐오는 실존적 재난입니다.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사회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기후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합니다. 청년들이 위기에 대응할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절실하며, 대학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합니다.
대학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또한 대학 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도입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기후 대응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후 위기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차기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진정으로 염두에 둔다면, 대학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기후 위기에 맞서 대학이 변화한다면, 이는 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바로 여기, 대학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