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이 건네준 또 다른 시선
<전대신문> 1675호를 읽고
필자는 룸메이트를 통해 <전대신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룸메이트는 필자의 타지 생활에 큰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친구이며,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는 선배이자, 언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전대신문>의 부국장인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그렇게 필자는 <전대신문> 제 1675호의 첫 장을 펼치게 되었다.
벌써 5월이다. 눈 깜짝할 새 벚꽃이 지고, 계절은 어느새 여름의 초입에 들어섰다. 5월이 되니, 예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오른다. 책에서는 5월이 한 해 중 가장 나태한 달이라고 했다. 5월 정도 되면 신학기의 낯섦도 사라지고, 많은 게 익숙해진다고. 여름은 그저 봄의 동력을 받아 앞으로 몇 걸음 옮기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전남대에서 맞이하는 5월은 조금 다르다. 신학기의 설렘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가오는 애도의 달. 캠퍼스 곳곳에 흩뿌려진 초록은 여느 대학과 다르지 않지만, 우리는 5월이 되면 자연스레 광주를 떠올리고, 그날들을 기억한다. 필자는 이번 <전대신문> 제 1675호, 5·18민중항쟁 45주년 특집호를 읽고, 떠오른 생각들을 <전대신문>의 독자들과 나누어보고자 한다.
15면 기사 ‘5월을 맞이하는 전남대 구성원의 자세와 역할’은 12·3비상계엄 이후 민주주의 회복에 대하여 설명한다. 필자가 이 기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이가 산 자를 구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는 구절이다. 이 구절을 통해 민주주의란 단지 선거를 통한 절차적 참여가 아니라, 올바른 기억과 해석을 통해 지켜나가는 삶의 방식임을 되새길 수 있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이 5월에 5·18을 다시 읽고,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이유다. 전남대학교가 준비한 5·18 기념행사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만드는 총학생회와 대학본부, 동문들의 모습은 1980년 5월의 기억이 단지 ‘기념’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언어로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주의는 한 번 이뤄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키고 되새겨야 하는 하나의 과제이기에, 전남대 구성원으로서, 지금 이 5월을 더 깊이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대신문> 제 1675호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수치심’이었다. 개강한 지 석 달 가까이 된 지금까지, 바쁘다는 핑계로 교내 신문을 한 번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신문 배포대 위에 쌓여 있는 <전대신문>을 떠올리면, 아마 나처럼 외면한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리라 생각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생성되는 디지털 시대에서, 가끔은 손에 닿는 거리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전대신문>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필자는 앞으로 꾸준한 <전대신문>의 독자가 되려 한다. 학우들 또한 한 달에 하루 정도는 여유를 가지고, <전대신문>을 통해 전남대학교의 지금을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