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 사귀고 싶어 신청했는데”...형식적 만남에 금전 문제까지
지원금 없어 활동에 한계
짧은 일회성 만남 아쉬워
우리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인 ‘버디 프로그램’(버디)이 지원 부족과 짧은 교류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휴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문화 교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실제 참여 학생들은 형식적인 만남과 부담만 남았다고 말했다.
버디는 보통 재학생 2명과 외국인 유학생 4명이 팀을 이루어 정기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지원금이 없어 사비로 진행해야 하기에 활동 폭이 제한되고, 2주에 한 번씩 만남을 가져야 해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지난 학기 버디에 참여했던 ㄱ씨는 “다른 팀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돈을 내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지원이 없어서 활동에 어려움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 목적의 지원금이 있었으면 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지(행정·23)씨는 “한국인 버디가 활동에 소극적으로 참여해, 외국인 학생이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지원금이 없는 상황이라 활동을 독려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버디에 참여하는 이유는 외국인 학생과의 교류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 교류의 질에도 한계가 있었다. 지난 학기와 작년 2학기 버디에 참여했던 사범대 ㄴ씨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일정을 잡아야 하지만, 교환학생은 여행을 자주 가기 때문에 일정 잡기가 어려웠다”며 “만날 때마다 편의점 소개나 식사 정도의 짧은 만남이라 아쉬웠다”고 말했다. ㄱ씨는 “관심사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달라서 친해지는 데 정말 힘들었다”며 “표면적인 문화 교류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또한 “학기 중에 계속 외국인 학생에게 안내 사항을 전달하라고 대학이 요청하는데, 한국인 학생이 그 정도 역할밖에 안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신혜 국제교류팀장은 “학생들이 지원금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활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금이 오히려 프로그램 본연의 취지인 ‘네트워킹과 교류’를 해친다고 판단해서 지원금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학기부터는 ‘한국교육기행(DiscoverK)’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수한 여행 계획서를 제출한 팀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1:1 매칭 방식이었지만 2019년부터 한국인 2명과 외국인 4명 등 팀 단위 매칭인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왔다. ㄴ씨는 “여러 명과 일정을 맞춰야 하고, 외국어 능력이 높은 사람이 대화를 주도하다 보니 부담이 크고 교류의 질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팀장은 “팀 매칭을 통해 한두 명이 중도에 그만두더라도 나머지 팀원들과 교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려 했다”며 교류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