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공약 24.4% 미이행…‘실패’ 판단해 중단한 사업도

2025 총학생회 ‘기억’ 공약 점검

2025-09-22     글 고민서 기자, 사진 박채윤 기자

학생성공테이블 예정된 것 없어
학우사랑장학금, 축제에 쓰일 발전기금으로 대체
“주차권 300석 확보는 무리”
“소통은 부족함 없이 하고 있다”

2025 총학생회(총학) ‘기억’의 임기가 3달가량 남았다. 총학이 약속한 △교육 △복지 △소통 △시설/환경 △안전/교통 △학생 등 6개 분야 39개 공약 중 몇 가지를 지켰을까? 지난 12일 <전대신문>이 신승환(고분자융합소재공학‧19) 총학생회장과 진영채(임산공학‧22) 부총학생회장을 만나 공약 이행 정도를 점검한 결과 △이행 완료 26.9% △이행 중 48.7% △미이행 24.4%로 드러났다. 총학이 강조하는 소통 공약은 모두 이행하고 있지만, ‘기숙사 통금 시간 변경’ ‘학생주차권 확대’와 같이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유스퀘어 셔틀버스 운영’처럼 이행했지만 실패로 판단해 중단된 공약도 있다.

‘학성테 규모 확대’ 약속했으나 개최 가능성도 미지수

총학생회 '기억' 공약 이행률

학생과 총장이 직접 소통하는 자리인 ‘학생성공테이블’(학성테)은 작년 상반기를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총학은 학성테에 제안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학성테 개최 자체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진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학성테가 언제 진행이 될 예정이다’ 라는 것은 아직 없다”며 “현재 무엇보다 용봉대동풀이(축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축제 이후에 총장, 학생과와 이야기를 추가적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학성테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총장과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이야기 나눌 자리를 2학기 때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학성테가 개최되지 않음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불분명해진 공약도 있다. 총학이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학성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던 공약 ‘캠퍼스 내 위험 상황 알림 체계 구축’과 ‘텀블러 세척기 설치’가 그것이다. 신 회장은 텀블러 세척기는 학성테가 열리지 않으면 총학 차원으로라도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금액적인 한계가 있어 여러 개 설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1개를 설치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고, 총학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제1학생마루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로 중단하거나 대체된 공약도

‘유스퀘어 셔틀버스 운영’ 공약은 지난 1학기에 이행했지만 실패라고 판단해 2학기에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신 회장은 “투입되는 돈에 비해 이용자가 너무 적었다”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이었는데 실패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유스퀘어 셔틀버스는 지난 학기 10여회 운영됐지만 1명도 탑승하지 않은 채 버스가 출발하기도 하는 등 이용률이 저조했다. 명절 귀향 버스나 시험 기간 통학 버스 등 지난 총학이 진행했던 방향으로 사업을 수정하려고도 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포기했다.

‘학우사랑장학금’ 공약은 학생회 임원들이 받을 장학금을 학우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총학은 개별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4일 축제에 쓰일 발전기금으로 장학금 1천만원을 납부했다. 신 회장은 “개별 학우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무작위 지급과 소득분위를 고려한 지급이 있다”며 “전자는 정당성이 부족하고, 후자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많은 학우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축제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차권 300석‧통금 시간 변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신승환 총학생회장(오)과 진영채 부학생회장이 공약 점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총학은 200석인 학생 주차권을 최소 300석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존 200석이라도 지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신 회장은 “총장 차원에서 학내 구성원 전체의 주차권을 다 줄이는 지침을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00석 확보는 무리고, 지금 있는 것이라도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직계존속 명의로 된 차량, 즉 부모님 명의 차량으로는 학생 주차권을 등록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신 회장은 “직계존속 명의 차량도 계속 학생 주차권을 받을 수 있도록 기존의 메커니즘을 유지시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기숙사 통금 시간 변경 및 시험 기간 연장’은 ‘시험 기간 연장’ 부분만 이행됐다. 작년에 시험 기간 1주일 동안만 기숙사 통금을 없앴지만 올해는 2주일로 그 기간이 연장됐다. 그러나 통금 시간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타 대학 사례 등을 예시로 들며 기숙사를 설득했지만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도서관 프로그램 홍보 및 캠페인 진행’은 도서관 측이 예산,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표했다. 진 부회장은 “도서관에 홍보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권유를 했으나 자체적인 행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기존 총학이 하던 홍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약 사업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더 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10·11월 이행 예정된 공약은?

‘릴레이 특강’과 ‘은행나무 열매 플로깅 행사 개최’는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릴레이 특강은 오는 11월 28일 법륜스님 초청 강연으로 시작되며, 이후 순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신 회장은 “우리 대학 출신 동문들을 강사로 섭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나무 열매 플로깅 행사는 3분기 확대운영위원회에서 기획안이 통과됐다. 오는 10월 말과 11월 초 2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총학 당선 전부터 주목받았던 ‘10-10-10 연휴 만들기’ 공약은 대학 측과 협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교수회장을 만나 공약 실행에 대해 결정하려 했지만 “교수회장이 당일에 일정이 생겨서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교수평의회 사무국에 공약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고, 교수회장은 오는 28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의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공약 이행에 대해 총학이 자체적으로 내린 판단은 “소통은 부족함 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굵직한 비용을 쓰고 실패한 공약도 있지만, 메인으로 두었던 ‘소통’은 부족함 없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기억 총학이 이행 완료한 공약은 △학우사랑 장학금 △지역거점국립대학 교류 △전남대 총MT △공약 이행 로드맵 작성 △유스퀘어 셔틀버스 운영 △물품 대여 사업 확대 △스포츠센터 시설물 예약 온라인화 △백도 24시간 개방 및 열람실 확대 △대학서적(전공, 교양책) 플리마켓 개최 △기숙사 생활 혁신-세탁 카드 폐지 △시험 기간 기숙사 통금 연장(0.5개로 간주) 등 10.5개다.

이행 중인 공약은 △전남대 캐릭터 활용 굿즈 제작 규모 확대 △전남대 상권 활성화 △총학생회칙 개정 △학생증 디자인 변경 △글로컬대학30 학생 제안 플랫폼 제작 및 TF팀 참여 △정례브리핑 △피드백 루프 형성 △공약 이행도 분기별 공개 △총학 소통창구 강화 △유학생 친화적 공지 시행 △총학생회비 사용내역 매월 공개 △교통약자 시설 개선 △교내 PM 관련 지속적 관리 △제휴업체 확대 △학점 비율 조정 대응 △‘복수전공 및 전과’ 안내서 제작 △릴레이 특강 △캠퍼스 내 시설 및 학생 공간 점검 △기숙사 생활 혁신-룸메이트 매칭 제도 등 19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