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1678호 청년의 눈빛으로
지난 9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또다시 무산되었다. 2024년 상반기 전학대회부터 벌써 4회나 연속으로 벌어진 일이다. 필자는 올해 대학을 입학한 신입생으로 아직 전학대회가 제대로 운영된 걸 본 적이 없다. 부끄럽지만 전학대회가 있다는 것조차도 <전대신문>의 정기자 승진을 위해 외웠던 시험 족보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정기자가 된다면 나도 전학대회 현장을 담으러 가야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2025년 하반기 전학대회 개최를 기다렸지만 재적 대의원 396명 중 191명만 참석하여 과반수를 넘지 못하고 결국 개최 정족수 미달로 학생들의 공론장이 사라져 버렸다.
이전에도 <전대신문>에 전학대회 무산과 관련한 기고 글이 몇 번 실린 적이 있다. 했던 말을 또 뱉게 되어 일부는 지겹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주변 1학년 학우들은 학생 자치에 관해 관심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관심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당장 나랑 관련된 일도 아닌데 알아서 잘해주겠지’나 ‘나 하나쯤이야 신경 안 써도 괜찮겠지’와 같은 답을 해주었다. 우리는 도대체 왜 우리의 목소리를 대신 내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외면하고 있는가? 무언가 불만이 생겨 항의 차원에서 익명으로 에브리타임(에타)에 몇 글자를 쓰고, 추천과 동의의 댓글만 받으면 그 목소리가 총학생회(총학)에 닿는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필자가 이 글을 쓰기 전 읽어본 우리 대학 총학생회칙 내용 중 가장 눈에 밟힌 문장은 ‘정기 전학대회는 매 학기 1회 진행된다’였다. 한 학기당 한 번 우리 대학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아까운걸까? 친구들과 사사로운 모임에, 공부해야 하는 시간에, 자기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에 나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학생 자치 일에 참여한다는 게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학생 자치의 관심에서 무뎌지게 된다면 그 끝엔 우리의 목소리를 주장할 기회가 없어질 것이다.
분명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신입생 주제에 네가 뭘 안다고 참 과장되게 얘기하네’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2026 총학 선거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학생 자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모여 태어난 총학은 우리 대학 본부에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잘 전달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가 아닌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학생 자치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우리의 요구를 들어줘!’라고 압박할 수 있어야 한다. 미루고 미뤘던 학생 자치라는 과제를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대학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임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