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새하얀 미소를 가진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아이가 숨을 거두기까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3번이나 이뤄졌다. 그러나 어린이집 선생님의 신고도, 이웃의신고도, 소아과 의사의 신고도 무지한 이들의 외면으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아이의 팔과 다리가 멍으로 얼룩질 때까지, 그 누구도 정인이를 구할 수 없었을까? 입양된 지 열 달 만에 16개월의 짧은 삶을 마치기까지, 정인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정인이의 작은 머릿속이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했을 것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려온다.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이의 고통에 사회적 공분이 가라앉
2년 만이다.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온 것은. 지난 3년간 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학생 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해왔다. 투표율이 60%를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학생들의 관심이 조금이나마 회복된 것 같아 사실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하지만 아직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가 남았다. 12월 4일을 기준으로, 학생회가 구성된 단과대는 간호대학, 약학대학의 2곳뿐이다. 몇몇 다른 단과대에서는 선거조차 치러지지 않았다. 사실 지난 몇 년간 선거를 치르는 단과대의 수는 크게 줄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사회의 모든 부분이 위축되고, 학생문화 역시 축소되는 경향이 강했다. 학생들의 문화를 가장 잘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축제 ‘용봉 대동 풀이’는 개최되지 않았고, ‘알림아리’ 행사 역시 실제 공연 없이 SNS 카드 뉴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역을 위해서는 당연한 결정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총학생회가 부재한 상태이기에, 학생문화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학생자치’를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오는 2021년에도 공석으로 남거나 코로나 상황이심각해져 현재와 같은
지난 24일, 술에 취한 여성들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형량이 죄질에 비해 가볍다는 사실 자체로도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했다는 것을 이유로 1심에 비해 형량이 가벼워졌다는 사실에는 한숨만 나왔다.비슷한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제도의 개선과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지만, 매번 흐지부지 사라졌다.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할 때마다, ‘새롭게’ 일어난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제
제21대 총장임용후보자선거(총장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8년 만에 직선제를 되찾았지만, 주변 반응은 생각보다 뜨겁지만은 않다. 특히 학생들은 “잘 모르겠다”,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번 선거에서 교원선거인(100%)의 2%, 적은 비율이지만 학생도 선거권을 갖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많다.이번 우리 대학 총장선거에서 ‘직선제’의 의미는 남다르다. 전남대는 1988년 전국 4년제 국립대학 중 최초로 총장직선제를 시행한 대학이다. 그러나 2012년 5월, 교과부의 압박에 간선제로의 전환이 결정됐다. 이런 수치의 역사를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내부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 2명을 폭행해 논란이 됐다. 이러한 ‘적반하장’ 행태는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 대중교통 내부에서 마스크 미착용 시비와 관련한 폭행 혐의로 접수된 건은 총 385건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방역 수칙 지키기를 단순한 ‘불편’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뜻이다. 대중교통 내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버스에서는 종종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통화하거나 턱에만 마스크를 걸치는사람
이번 학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신문을 만드는 것에 힘이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상황에 발행 일정이 계속바뀌었고, 시시각각 바뀌는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신문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우여곡절 끝에 1616호까지4차례의 신문을 발행했지만, ‘텅 비어 있는 캠퍼스에서신문을 읽어줄 학생들이 있기는 하나?’라는 생각 때문에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그러던 중 취재 현장에서 독자를 만났다. “‘온라인’으로 신문 잘 읽고 있어요” 신문을 잘 읽고 있다니 기자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지난달 27일 전두환이 다시 광주 법정에 섰다. 그러나 광주시민들을 앞에 두고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재판 중에는 꾸벅꾸벅 졸다가도 헬기 사격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이중적인 태도까지, 지난해 3월 법정에 섰을 때와 달라진 것은 없었다.달라지지 않은 것은 전두환뿐만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에 ‘5·18민주화운동’을 검색해 스크롤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욕과 비방, 허위사실을 나열한 글들이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모욕과 허위사실 유포는 줄어들기는커녕 배로 늘어나고 있다.역사는 반복성을 지닌
세월호 희생자 6주기를 앞둔 지난 8일,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시 병 차명진 후보자가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모욕적인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모욕 발언으로 이미 한 차례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이같은 모욕·폄훼성 발언 논란은 매년 4월만 되면 되풀이되고 있다.4월 16일을 ‘잊지 않아야 한다, 기억해 달라’는 당부가 어디 이런 식으로 논란의 중심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미였겠는가. 말도 안되는 모욕을 정치적 소신으로 포장해가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그 시도
캠퍼스는 완연한 봄이다. 한겨 따뜻해진 봄기운이 캠퍼스를 감싼다. 4월 초입, 봄의 시작을 알리던 대강당 앞 홍매화는 선홍빛 꽃잎을 감추고, 곳곳의 목련 나무 하얀 꽃잎은 갈색으로 변해 낙화했다. 그 자리를 벚꽃이 휘날리고, 개나리와 진달래도 개화를 재촉하고 있다. 봄은 이렇게 성큼 왔건만, 강의실은 아직도 겨울의 어둡고 시린 기운을 담은 채 굳게 닫혀 있다.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울상이다. 예년대로라면 새로운 만남으로 즐거워야 할 1학기 개강인데 코로나19 재택수업으로 캠퍼스의 봄을 빼앗긴 것만 같다. 신입생들은 어떤가. 기
새해가 되면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것이 있다. 바로 색채연구소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The color of the year)’이다. 2020년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것은 ‘클래식 블루’다. 팬톤의 부사장 로리 프레스만은 “오늘날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며 살아간다”며 “황혼의 어스름이 선사하는 파란색이 안도감과 자신감, 연대의 감정을 줄 수 있다”며 클래식 블루를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지난 2019년 우리 대학은 총학생회가 없는 한 해를 보냈다. 단과대학 학생회도 여러 곳에서 구성되지 않은 채였
“But you must go on and do the next right thing.”(계속 나아가야 해, 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해.)지난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찾은 영화관에서 본 ‘겨울왕국2’에서 주인공 안나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다. 주인공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나에겐 마치 “이 해야 할 일은 뭐야?”라고 묻는 것처럼 들렸다.2019년을 마무리하며 내 모습을 돌아봤다. 겉으로는 밝은 척했지만, 항상 긴장을 놓지 않은 탓에 마음은 매우 지쳐있었다. 취재하랴, 수업 들으랴, 공
2017 총학생회 재선거 무산, 2019 총학생회 선거 무산을 겪으며 우리 대학의 학생 자치 기구가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위기는 이쯤이면 기회가 될 법도 한데, ‘또’ 다시 무산이다. 이번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보궐선거에서도 입후보자가 없다면, 결국 총학생회 부재가 2020년에도 반복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단과대 학생회도 위기에 처했다. 올해 13곳의 단과대학 중 학생회가 구성된 곳은 6곳뿐이다. 이번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는 단 5곳에서만 이뤄질 전망이다.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며칠 전 한 독자는 내게 도서관 게이트 문제에 대해 물어왔다. “도서관 게이트 고장으로 인한 외부인 출입 문제는 에서 다뤄왔던 문제가 아니냐”며 “이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학생 기자로 일한 지난 1년 반 동안, 다양한 사안을 취재해 왔고 또 봐왔지만, 그중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돼 문제가 개선된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쩍쩍 갈라진 채로 버려진 농구코트처럼 사소한 것부터 10년째 ‘고장 中’인 백도 게이트, 최근 AI융합대학 학생의 사범대 3호관 입주 연기까지.흔히 대학의 주인은
흔히 1면은 신문의 ‘얼굴’이라고 한다. 독자는 1면으로 신문의 느낌을 판단하고, 이 첫인상이 신문 전체의 이미지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독자가 ‘읽고 싶은 신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이에 걸맞은 1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몇 백 장의 사진을 촬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칠 전 한 커뮤니티에서 지난 호(1606호) 전대신문에 대한 반응이 담긴 글을 읽었다. 그 내용인 즉슨, 1면 사진과 사진을 설명하는 캡션이 전혀 어울리
자율전공학부가 결국 본부직할로 남게 됐다. 본부는 2017년 초부터 융합대학 신설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새로운 대학의 운영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 초부터 융합대학 편입 학부에 자율전공학부가 포함돼 있었지만, 정작 학생들의 의견을 물은 것은 논의가 시작된 지 거의 2년이 지난 올해 4월이 처음이었다.늦은 건 학생들의 의견 수렴뿐만이 아니다. 편입 및 융합대학 전반에 대한 정보 전달도 덩달아 늦어졌다. 학생들에게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소속’은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의견 없이 학부의 소속 결정 과
기사 하나를 쓰더라도 수 명 이상의 취재원을 만나고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수십 번 셔터를 누른다. 한 면 전체를 채우는 기사인지 지면 귀퉁이에 놓이는 기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기사의 한 자, 한 자는 온갖 고민 끝에 나온다.한 자도 쉽게 쓸 수 없는 이유는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요즘에 신문을 누가 읽어’, ‘전대신문 읽는 사람이 있나’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줍게 ‘전대신문 매번 챙겨보고 있어요’라거나 ‘저번에 그 기사 나왔던데’하며 말을 건네는 독자들이 있다. 전대신문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에 ‘잘 읽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이다. ‘폭동’, ‘광주사태’, ‘광주소요사태’로 불리던 시절을 거쳐 오늘날 5·18민주화운동으로 5월을 맞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 세상이 5·18을 대하는 방식이 바뀌었는데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변했는지 의문이 든다. 아직도 한편에서는 5·18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세력이 존재하며 그들이 만드는 가짜 뉴스에 쉽게 동요하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5월 18일, 학과 행사로 국립5·18민주묘지에 방문했다. 수업이 없는 날이었는데 집에서 쉬지 못하고 아침부터 두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며
2019총학생회가 공석인 와중에 최근에는 그 역할을 대신하던 중앙운영위원회의 의장도 사퇴했다.대학평의원회 취재를 하던 중 가장 많이 듣던 말은 ‘학생 대표의 부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중운위 의장과 논의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사퇴를 해 학생 참여 비율에 대해 논의할 학생 대표가 없어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학생 대표기구가 불안정하니 대학평의원회의 학생 의원의 수를 줄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총학생회 공석으로 인한 불편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표할 기구가 없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총
전두환 씨가 드디어 지난 11일 광주에서 재판을 받았다. 유가족들이 전두환 씨 집을 찾아가 진실을 말하라 외친 지 두달가량 지난 뒤의 일이다. 이날 재판에서 전 씨는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앞으로 공판은 더욱 길어질 것 같다. 건강상태 등의 이유로 출석을 피했던 전 씨가 이 날 광주 법정 앞에서 걸어가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동안 출석을 미룬 그의 변명이 무색할 정도로 멀쩡해 보였기 때문이다.왜곡은 참 쉽다. 한 사람의 거짓된 발언은 진실보다 더 가볍고 재밌어 멀리 퍼진다. 그 뒤에서 진실은 움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