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도덕 경찰'에 의해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 씨가 사망하면서 시작된 이란 시위는 나날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는 초기부터 평화로운 시위대를 잔인한 방식으로 탄압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50여 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한 330여 명의 사망자와 15,000여 명의 구금자가 발생했다. 더불어 11월 6일, 227명의 국회의원들은 구금된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겠다 밝히며, 종교 리더들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자에게 산성 공격을 하겠다 선언했다.
8주 동안 전국 대학생들과 함께 수많은 사람이 길거리에 나와 데모했다. 자동차들이 '빵빵'거리고, 오일회사와 같은 대기업에서는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 정부는 진압봉으로 시위대를 때리거나, 행인에게 총을 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을 협박했다. 사복경찰과 군인들은 초등학교, 대학교 가리지 않고 집과 기숙사에 침입해 최루가스를 퍼트렸다. 그들은 학생을 포함한 국민들을 체포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차량, 오토바이, 집, 가게 보이는 대로 파손했고, 인터넷을 차단하고 응급차와 소방차, 공장들의 화물차까지 진압 목적으로 이용했다. 구금된 사람들을 성폭행하고 가족과의 면회를 허락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어떤 소식도 알려주지 않았고, 사망자의 가족에게만 시신을 받으러 오라고 명령한다. '에빈' 감옥에서는 정치 운동가들이 구금자들을 불태웠고, IS의 이름으로 사원 속 죄 없는 사람들을 향해 테러를 자행했다. 이를 넘어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하고,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마저 폭력을 행하며 총을 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투쟁을 ’시위‘가 아닌 ’혁명‘이라고 불러달라 말한다. 그들은 부패한 정권을 물러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위대 슬로건을 살펴보면 이 사실을 분명히 많이 알 수 있다. 그러나 세계는 이란의 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란 사람들이 시위하는 이유를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고 싶다. 이란의 신 혁명은 44년 동안 실패로 끝난 수많은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이 상황을 노래로 이야기해 준 가수가 있다. '세르빈 하지푸르'가 부른 '바라예'(위하여)를 분석하면,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란 시위대가 외치는 '여성, 생명, 자유'다. 먼저, 노래는 이슬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여성'(women)과 관련한 제도를 이야기한다. 여자는 자유롭게 옷을 입지 못하는 것, 공식적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수 없는 것, 연애를 할 수 없는 것, 이혼할 권리가 없는 것, 이혼할 경우 양육권을 가질 수 없는 것 등 하나 같이 여자에게 불리한 제도들이다.
그 다음 '생명'(life)은 자연이 아름답고 자원이 풍부하며 깊은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이란을 망가트리는 정책들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경제, 환경, 문화, 국민의 존엄성과 행복, 그들의 안전과 건강 관련 문제들이다. 지난달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는 바로 핵실험 폐기물을 아무런 조치 없이 땅에 묻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freedom)는 표현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소수의 종교 신자들이나 동성애자들, 그리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부분이다. 노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자유를 외친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혁명은 수많은 민주화 운동의 뒤를 이는 운동으로 봐야 한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슬람 정권은 국내·외에서 테러, 도용과 부패, 부정선거, 대량 처형 등의 극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 왔다. 이러한 범죄에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이란 국민들은 평화로운 데모를 해욌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데모는 2009년 부정선거, 2019년 휘발유 가격 인상, 2020년 우크라이나 비행기 타격 등 크고 작은 이슈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매번 세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외국에서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인해 정부의 범죄는 정당화되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란을 떠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나라에서 이란인들의 목소리가 되어왔다. 많은 정치인과 셀럽들의 반응을 이끌고, 이란 정권을 제재하거나 이란 대사들을 내쫓기 위한 청원을 모으고 있다. 세계 곳곳의 연예인과 유명인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내며 이란 상황을 알리고 있다.
한국에서 최고지도자의 군대인 ’쿠드스‘를 테러단체로 인정하거나, 이란 정권과의 외교 활동을 멈춰준다면 이란 시위대는 큰 힘을 얻을 것이다. 이는 이란 사람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한 행위다. 이란 정권의 부패와 참견은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란 정권의 행보를 막을 수 있다면, 이란 쿠드스군의 개입으로 무너진 시리아나 레바논, 이란 드론으로 인해 피해입은 우크라이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슬람 정권이 경제적으로 지원해온 탈레반과 IS는 더 이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란 시위대가 필요로 하는 것은 군사적, 경제적 지원이 아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 이란 정권을 멈추게 하고 싶을 뿐이다. 현재 이란 제재로 한국에 묶인 돈을 풀어야 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이는 이란 시위대를 위한 일이라기보단 이란 정권이 총알을 구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어렵게 이란을 떠나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이 이란 제재로 인해 계좌 개설에 불편을 겪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 연예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주어진 플랫폼을 이용해 이란 사람들의 목소리가 돼 주시기를 바란다. 이란 시위대 대부분은 대학생을 포함한 학생들이다. 그중엔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 이란 혁명의 상징이 된 16살 '니카'도 BTS 팬이었다. 이란인 팬들이 높은 환율과 제재 때문에 어렵게 앨범이나 제품을 구매하고, 콘서트를 보러 외국까지 향한다. 그들은 현재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평범한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시위한다. 가까운 미래에 그들도 좋아하는 아이돌의 공연을 자국에서 볼 수 있게, 여러분이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글·사진제공
사하르 타바콜리(Sahar Tavakolli, 한국어교육학협동과정 석사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