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삶을 향한 입체적 시선“인간은 놀랍고 이상한 존재”지난 5일 용봉홀에서 열린 ‘한 책 톡 콘서트’에서 의 저자인 김애란 작가가 “인간은 참 이상한 존재”라는 화두를 던졌다.5년 전 어느 날 달이 태양을 가려 금반지 모양을 띠는 금환일식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절대 셀로판지 없이 맨눈으로 태양을 바라보지 말라는 여러 경고에도 선글라스 두 개를 겹쳐 태양을 바라봤던 김 작가는 강렬한 태양 빛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 말라는 일을 해 낭패를 보는 무지한 이들. 김 작가는 본인도 결국 그들 중 하나라는
국내 최초 추상주의 예술 전시회AI 활용한 거장들과의 인터뷰까지지난달 22일 점심시간.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1층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0주년을 맞아 ACC가 국내 최초로 기획한 추상주의 예술 전시 ‘뉴욕의 거장들’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에 들어갔고, 관람을 끝낸 사람들은 전시장 바로 옆 마련된 아트숍에서 기념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광산구에서 온 관람객 윤현정(26)씨는 “SNS에서 전시소식을 알게 되었다”며 “미국에 가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을 가까운 우리 지역에서
길가엔 담배꽁초, 다이소 주변엔 포장지, 카페 주변엔 컵과 빨대폭염 생각하면 플로깅 실천 동기부여 충분플로깅(plogging)은 이삭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하는 활동을 말한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운동과 환경보호를 결합한 이 시도는 북유럽으로 확산 후 세계적 환경 트렌드가 되었다. 플로깅의 창시자이자 플로깅 단체 플로가(plogga)의 설립자 에릭 알스트롬(Erik Ahlström)은 “도시의 모든 러너(runner)들을 적극적인 환경운동가로
빈 수레가 요란해지지 않기 위해 묵언 추천대화를 주도하거나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무심코 뱉은 말로 후회할 때가 종종 있다. 말하기에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말을 주고받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해가 생기거나 쓸데없는 설명이 덧붙게 되었다. 결국 내가 본래 하고자 했던 말은 흐려졌다. 말이 많아질수록 말의 힘이 떨어지는 역설이었다. 이것이 기자가 일주일간 묵언수행을 결심한 이유다. 묵언수행은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동양의 오랜 수행 방법이다. 묵언수행은 침묵을 실천함으로써 외부 자극에 휩쓸리
물과 그늘로 여름 나는 110종의 동물들 미스트 분사와 차광막, 얼린 과일과 사료도 핵심7월 12일 정오 섭씨 33도. 쏟아지는 태양에 광주 북구 우치공원 동물원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인간이 냉방을 찾아 더위를 피하듯, 철장 넘어 동물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을 견디고 있었다. 포유류 38종, 조류 34종, 파충류 38종, 총 110종의 동물들이 살아가는 우치동물원. 어떤 동물은 물에 몸을 담그거나 움직임을 줄였고, 어떤 동물은 사육사들이 마련한 실내 공간에서 숨을 돌렸다. 낮 최고기온 35도 이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
전라도에는 다양한 토박이말이 존재한다. 토박이말을 통해 지역 특유의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사용 빈도는 낮아져 간다. 올해도 지난해와 이어 이 우리 대학 국어문화원과 함께 전라도 토박이말을 기록한다. 독자들이 토박이말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꼿발뜻: 까치발. 발뒤꿈치를 들고 있는 모습을 말한다.예문: 꼿발을 들어야 저 책을 꺼낼 수 있다.언능뜻: 얼른. 시간을 끌지 않고 금방, 바로.예문: 언능 일어나야 지각 안 한당께.무시뜻: 무.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예문: 할머니 밭에
16시간 동안 지켜본 애순의 삶부모-자식-부모-자식 반복되는 세상‘누구와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게 해여느 때처럼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는데 배에서 뛰어내린 박보검(양관식)이 바다를 헤엄쳐 아이유(오애순)와 끌어안는 영상이 나왔다. 잠깐이지만 그 모습이 너무 애틋해 보여 인상이 깊었다. 곧바로 어떤 작품인지 찾아보니 넷플릭스 16부작 드라마 였다.이 작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는 것처럼 전광례-오애순-양금명으로 이어지는 제주 여성 3대의 가족사를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이들의 인생은 봄이라 해
공연 연주자들도 경력직 우대“예술과 사람 그리고 가능성을 연결하는 기획자로 성장하겠다.”최혜지(음악학과 석사과정)씨는 지난해 1월 ‘아르플래닛’을 창단하여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학원을 다니며 피아노에 대한 슬럼프를 겪던 중 거리에 ‘문화 기획자가 되고 싶어?’라는 포스터의 문구를 보고 공연 기획에 대한 꿈을 키웠다.아르플래닛은 청년 예술인들에게 개인 공연과 더불어 협업 공연, 초청 연주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에선 아직 학부생이거나 무대 경력이 단절되었던 연주자 등 다양한 청년 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
전국 106개 극장 동시 상영신체적·정신적 고통의 연속“눈물 나면 밭에 나가 몰래 울어”4월 제주는 온 섬이 슬픔에 잠긴다. 77년 전, 7년 7개월여간 지속된 희생을 기억하며 한 집 건너 제사를 지낸다. 4·3기억영화제 추진위원회는 지난 3일 전국 106개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을 상영했다. 은 4·3 당시 여성들이 겪은 피해를 추적하는 연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광주는 3일 금남로CGV와 광주상무CGV에서 관람할 수 있었고, 광주상무CGV에서는 지난 8일까지 매일 상영했다. 기자는 지난 5일
“진짜 어른이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어요.”우리 대학 신문방송사가 개최한 미디어포럼 ‘지역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이야기, ‘어른 김장하’를 만나다’에 참석한 정한(53)씨가 다큐멘터리(다큐)를 본 뒤 한 말이다. 그는 “우리도 김장하 선생처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오늘 이 포럼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김장하 선생은 1944년생으로 60여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모은 돈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인물이다.지난 9일 공과대 4호관 코스모스홀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미디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꽃이 핀다.”이는 책 속 김장하 선생의 말로, 돈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 선생은 한약사로 한약방을 운영하며 모은 돈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책과 다큐멘터리(다큐) 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기부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책은 김주완 작가가 집필한 김 선생 취재기이며, 다큐는 김 선생과 그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김
죽음으로 충만한 우주'알쓸신잡' '유퀴즈 온 더 블럭' 등 티비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물리학의 대중화에 기여를 하고 있는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 3일 우리 대학 용지관 1층 컨벤션홀에서 ‘물리는 [ ]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물리가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지 설명하는 것이 이 강연의 목표”라고 말했다.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는 그냥 의미 없이 움직이는 거지만, 인간은 이 움직임 속에 의미를 부여한다. 김 교수는 “우주에 있는 건 대개 다 죽어있다”며 “원자로 구성된 것들 중 살아있는 것은 많이 없다
지난 시즌에 비해 팬 늘어“좌석 간 간격이 좁아 불편”내달 3일 시즌 마지막 경기광주축구전용구장이 광주FC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지난 28일 광주FC 대 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있었다. 응원석은 광주FC를 응원하는 깃발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샛노랗게 물들었다. 가을의 파란 하늘과 유니폼의 노란빛이 어울리면서 미관을 이루었다. 순위 상승세 속 광주FC 분위기는 맑음이었다. 광주FC가 파이널 라운드 A에 오기까지이날 경기는 2:0으로 인천유나이티드에 패했다. 그러나 정규시간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선수들이 보여준 투
총 50여 개국 디자이너·기업 참여디자인과 기술·삶·문화·기업의 만남‘디자인비엔날레’를 떠올리면 어렵고 이해하기 심오한 작품들이 있을 것만 같지만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지난 전시들보다 비교적 가볍고 쉬운 주제를 다뤄 다양한 나이대의 관람객들에게 공감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이번 전시에서는 팬데믹 이후 일상의 회복을 의미하는 ‘meet’를 주제로, 다시 만나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본 전시관의 주제전에서는 디자인이 기술·삶·문화·기업과 만나 일어난 일들과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방향성을 그린다. 이를 자연스러운
“장구 치며 일로 쌓인 스트레스 풀어”“동료와 함께하는 것에 의미”“우리 일이라는 게 한쪽 근육만 쓰게 돼요. 장구 치기 위해 움직이면서 근육을 풀어주는 거예요.”송용순 G&R 허브 환경관리원의 말이다. 그는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들이 함께하는 장구 교실과 노래 교실에 모두 참가하는 열혈 수강생이다. 송씨는 “학생들이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따로 장구 연습도 한다”며 “살도 빠지고 굳어있는 몸을 풀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들 노래 교실과 장구 교실은 매주 각각 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된다. 이는
완벽한 계획이 완벽한 여행을 보장할 수 있을까? MBTI 유형 중 J 항목 지수가 80%가 넘고, 사용하는 일정표만 3종류인 내가 말해보자면, 글쎄다.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3박 4일의 일본 도쿄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 항상 철저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는 나는 이번에도 분 단위까지 세세하게 기재한 계획표를 작성했다. 친구들에게서 가고 싶은 장소 여럿을 받아두고 이동 시간을 고려한 동선을 짜고 있으려니 여행사 직원이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그렇게 만들어진 계획표는 나름 괜찮
“글쎄잉. 김장은 다 비슷하제. 젓갈 늫고 고춧가루 늫고 마늘 늫고. 근데 전라도는 젓갈을 좀 많이 늫그든. 저, 외부 사람들은 비린내 난다고 못 먹는 경우도 있드라구.”결혼 후 광주에서 살다가 시댁인 차리마을로 이사 와 산 지 20년이 넘었다는 방신자 씨(77).그는 “김장하면서 재밌게 웃고 그거시야”라며 얼마 전 김장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방 씨는 김장철에 사람들과 모여 담소를 나눌 때가 가장 재미있다. 그는 올해 배추김치, 갓김치, 무김치를 담았는데 전라도 만의 김장 방법을 그대로 따랐다. 김장을 담을 때 특별한 재료나 방법
강진군 군동면 내동마을 방문한디, 안가, 가꼬 등 음운 변동 특성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11월, 은 전라도 사투리를 찾아 지난 5일 강진으로 세 번째 여정을 떠났다. 군동면 깊숙이 자리한 내동마을 마을회관에서 주민 3명을 만났다.논농사에 몸담아왔던 삶추수의 시기가 지나고 겨울이 찾아오는 지금, 강진의 논은 모든 수확이 끝난 모습이었다. 강진에서 태어나 60년 넘게 이곳에 머물고 있는 최연례 씨(64)는 담담하게 자신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태어날 때부터 순전히 논에서 살았지. 시골에서는 벼농사. 참깨도 허고, 배추, 무
“어른들이 전부 노인들이고 안 할라항께, 마트고 한 거시 지금 11년 째 하고 있어. 내년에 끝나제 인자. 인제 고만 한다 했어.”강진군 군동면 내동마을에 61년째 살고 있는 최연례 씨(64)는 11년 전부터 내동마을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다. 마을에 어르신이 많아 부녀회장직을 계속 맡아왔던 그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마을 사람 대부분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일손을 돕는 경우가 많았다. 최 씨는 “수미할 때 차로 이동도 시켜주고, 명절에 반찬이나 음식도 해서 나눠”라고 설명했다.“독거노인들 불 껐다 켰다 하는 거
2년차 식집사 박혜진 씨, “세심한 노력 기울이며 천천히 지켜봐”39년 된 ‘신라꽃농원’ 방문, 꽃과 식물 사려는 사람 많아“식물의 새순이 올라오고, 분갈이하며 흙을 만질 때 식물에게서 힘을 얻는다.”30여개의 식물을 키우는 식집사 한정훈 씨(생명과학기술·18)의 아침은 물을 주며 상한 이파리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2년차 식집사 박혜진 씨(26) 또한 마찬가지다.한 씨는 식물을 키우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방에서 키우는 식물은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선풍기를 틀어 통풍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식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