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이야기 다뤄
전문 배우 아닌 일본 시민이 연기

연극 ‘봉선화Ⅲ’가 지난달 24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진행됐다. 연극은 일제에 강제동원되었던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피해 실상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38년간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해 온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극은 전문 배우가 아닌 일본 시민이 연극하고, 꾸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극에 출연한 나카 토시오 감독, 무토 요코씨, 마츠모토 아츠히로씨가 연극 후 그 소감을 전했다.

나카 토시오 감독은 연극의 대본과 연출을 맡은 감독인 동시에, 연극에 출연한 배우다. 그는 “출연자와 함께한 이 무대가 아마 앞으로도 전혀 없을 인생 최고의 무대였다”고 연극 소감을 전했다. 그가 처음 연극에 참여한 것은 20년 전인 2003년이다. 그는 당시 연극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 근로정신대원들의 기숙사 사감을 연기했었다. 

나카 토시오 감독
나카 토시오 감독

나카 토시오 감독은 “일본에서 연극을 하며 일본인 관객을 상대로 할 때와 광주에서 연극할 때가 달랐다”고 말했다. 감독은 그 이유로 "일본인의 일제강점기 당시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다"고 말했다.

이후 봉선화 Ⅳ를 제작할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현재 그런 계획은 없다”며 “일본에서 공연하기 위해 계속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공연장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감독은 “일본 연극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무토 요코씨
무토 요코씨

배우 무토 요코씨는 이번 연극에서 일제 강제동원 근로자를 대표하는 양금덕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봉선화 첫 번째 연극이 있었던 2003년에는 양금덕 할머니를 한국에서 일본에 보내는 역할을 했다. 무토 요코씨는 “연극이 끝나고 양금덕 할머니가 곤도 헌병 때문에 내 인생이 뒤엉키고 불행해졌다고 정말 화를 냈다”며 “당시에 진심으로 사죄를 못 드렸고, 꼭 연극을 통해 사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시민으로서 이러한 역사에 대해 둔하게 생각했는데, 양금덕 할머니 역을 맡아 연극을 진행하며 꼭 사죄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무토 요코씨는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이 이 연극을 보고 다시 진실을 알고, 꼭 사죄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츠모토 아츠히로씨는 연극에서 변호인단 사무국장인 츠키카타 게이조 역을 맡았다. 그는 다른 배역과 다르게 실제로 할머님들의 변호를 맡았었다. 그는 연극에 출연한 소감으로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꾸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연극 봉선화는 2003년 일본의 나고야에서 처음 연극되었으며 이후 2022년 봉선화 Ⅱ가 연극에 올랐다. 이번 연극은 세 번째로 선보이는 무대였다.

마츠모토 아츠히로씨
마츠모토 아츠히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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