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결제만 가능
“생리대 위생 상태 의심돼”
학내에 설치된 생리대 자판기(자판기)가 관리자 없이 방치되고 있으나 교체 및 철거 계획은 없다.
<전대신문>이 용봉캠퍼스 내 단과대를 포함해 유동 인구가 많은 건물 총 40곳을 돌아본 결과 설치된 생리대 자판기 20대 중 생리대가 채워져 있는 자판기는 11대뿐이었다. 나머지 8대에는 생리대 없이 휴대용 티슈만 있었으며 도서관 별관(백도)에 설치된 자판기는 텅 비어 있었다. 자판기에 생리대가 있어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고 설치된 자판기는 모두 동전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인문대 1호관에서 만난 인문대 ㄱ씨는 “평소 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생리대 자판기는 동전만 사용 가능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자판기 속에 화장지만 들어있어 생리대가 급하게 필요하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문대 1호관에 설치된 자판기는 생리대 없이 휴대용 화장지만 있다.
사회대 ㄴ씨는 “생리대 자판기 속 내용물이 언제 교체된 건지 알 수 없어 위생적으로 사용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생리대 자판기가 있는 줄 몰랐다는 학생도 있다. 공과대 ㄷ씨는 “다른 건물에 설치된 것은 봤지만 자주 수업 듣는 건물에는 자판기가 없어 사용한 적이 없다”며 “생리대 자판기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생리대 자판기는 외부업체가 관리하고, 우리 대학 생활협동조합(생협)이 주관한다. 즉 실질적으로 내용물을 교체하거나 파손, 고장 문제의 해결은 외부업체가 맡고, 생협은 자판기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업체와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다.
생협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터지고 자판기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예전보다 더욱 감소했다”며 “이윤이 나지 않아 2020년부터 외부업체가 자판기를 담당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업체를 구하지 못했고, 이후 자판기는 계속 방치되고 있다. 생협 관계자는 “자판기 산업 자체가 쇠퇴하기도 했고, 동전 자판기를 관리하는 외부업체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용자가 적다면 철거하는 것이 맞지만 철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철거를 해달라는 요구도 없고 동전 자판기라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 유지비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리대 자판기를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바꿀 계획도 없다. 생협 관계자는 “교체 비용과 자판기 이용자 수를 비교하면 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자판기 내용물의 위생에 대해서는 “휴대용 화장지와 생리대는 포장된 완제품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생리대가 구비돼 있는 자판기는 △경영대 2호관 △공과대 5호관(3대) △공과대 6호관 △과학교육관 △농생대 2호관 △사회대 본관 △생활대 1호관 △약학대 1호관 △인문대 3호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