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주문해도 음식 부족

지난 2일 BTL 식당 앞에서 학생들이 지문 찍고 있는 모습. 학생이 지문을 찍자 판별기계에 초록 불이 들어왔다.
지난 2일 BTL 식당 앞에서 학생들이 지문 찍고 있는 모습. 학생이 지문을 찍자 판별기계에 초록 불이 들어왔다.

우리 대학 생활관 9동(BTL) 식당에 무단으로 들어와 식사하는 학생들로 인해 BTL 식당과 이용 학생들에게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BTL 식당은 입주 당시 식권 구입 후 입구에서 지문을 찍고 판별 기계에 초록 불이 들어오면 식당에 들어와 식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몇몇 학생들이 식권을 구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 들어와 무단으로 식사하는 것이 문제다.

김대진 BTL 식당 관계자는 “최근에 무단으로 들어와 식사 하려는 학생을 잡은 적이 있다”며 “이후에 같은 학생이 또 무단으로 들어오다 걸려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후 BTL 식당 측은 생활관 행정실과 의논해 지난달 무단 식사를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였다. 그러나 안내문을 붙인 후에도 무단취식 문제는 여전하다. 김 관계자는 “직접 확인하지 못해도 학생들이 와서 건의하기도 한다”며 “안내문을 붙인 후에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무단취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인문대 ㄱ씨는 “최근 무단취식 빈도가 더 늘어난 것 같다”며 “돈을 내고 식사하는 입장에서 무단취식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사회대 ㄴ씨는 “입구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양심에 달린 문제인데 사람들이 이를 악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TL 입주 시 1일 1식 이상 신청은 필수다. BTL 식당은 입주 시 미리 구매한 식권 유무를 식당 앞 지문인식기에 사전 등록한 지문을 찍어 판별한다. 식당 입구에는 지문인식기와 판별 기계가 있지만 실제로 확인하는 이는 없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학생들이 줄지어 서있어 누가 지문을 찍었는지 판별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무단취식으로 인해 음식이 부족하거나 식단 품질이 낮아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김 관계자는 “핫도그나 소떡소떡같이 개수가 정해진 음식은 200개 정도 여유롭게 주문한다”며 “여유분이 많은데도 정해진 인원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음식이 부족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료비는 사전에 식사를 신청한 인원에 맞춰져 있다”며 “무단취식이 지속되면 식사하는 학생 수 대비 재료비가 부족해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TL 식당에서도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 관계자는 “사람을 고용해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감시를 해볼까 했다”면서도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여수캠퍼스(여캠) 생활관 식당에서는 근로장학생을 고용해 식당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관리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여캠 생활관 식당과 다르게 BTL 식당은 민간 업체가 운영해 근로장학생을 고용할 수 없다. 생활관 행정실은 “BTL 식당은 민간 업체라 행정실에서 무단취식 하는 사람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관계자는 “무단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학생들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TL 식당에서 공지한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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