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책방 돌며 공간 기획
“세대 초월한 공간 꿈꿔”
“이야기 나누고 성찰할 공간 없어”
“책 읽고 사색할 수 있는 건강한 공간이 필요해요.”
정경미(53)씨가 북카페 ‘별밭’을 만든 이유다. 정씨는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별이 된다’고 표현한다. 별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고유의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정씨는 이 과정에 있어 사색과 소통이 큰 힘을 가진다고 믿는다.
“상업적인 유흥 공간은 많은데 조용히 이야기 나누고 성찰할 공간은 없다”는 생각이 별밭 개업으로 이어졌다. 25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바쁜 경쟁 사회의 해로움을 깊게 느낀 정씨는 “인간소외적인 사회에서 사람들은 제 삶의 의미를 잊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별밭을 만들기 전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의 책방을 돌았다. 그는 “책방은 보통 사장의 입맛에 맞는 공간이 되더라”며 “별밭은 전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연결고리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림책 △전문 서적 △소설 등 별밭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이 있다. 기증받은 책도 많다.
별밭에는 인테리어 소품 하나까지 사연 없는 것이 없다. 별밭을 빼곡히 꾸민 그림은 인연이 있는 화백들에게 선물 받은 작품들이다. 책 모양 밭에 별이 새겨진 별밭의 로고는 정씨의 단골 찻집 대표가 디자인을 도와주었다. 책장에 붙어 있는 쪽지들은 먼저 읽은 독자가 써두고 간 소감이다. 정씨는 “방문한 모든 사람과 남겨진 모든 물건에 이야기가 있다”며 “별밭은 인연으로 이루어진 공간이기도 하다”고 했다.
별밭은 지난 6월 15일 우리 대학 후문에 문을 열었다. 개업 이후 음악회와 인문학 강좌, 저자와의 만남 등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된 바 있다. 정씨는 “만남이 이뤄져야 소통이 이뤄지고, 소통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작고 초라한 공간으로 시작하지만 다양한 분야 사람이 오가는 네트워크 공간으로 키워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별밭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독서토론 모임 △동학(東學) 강좌 △마음공부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