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요청 후 흉부 압박 시작
“사건 발견한 시민들의 소극적인 태도 아쉬워”
“심폐소생술(CPR) 실습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지켜 신속하게 구조해야 한다.”
우리 대학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ROTC) 후보생 정수현(행정·21)씨가 지난 8월 열린 2023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시민을 구조했다. 작년 9월까지 학군단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은 그는 “학군단에서 실습을 하지 않았다면 신속하게 시민을 구조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흉부 압박을 하면 환자의 뼈나 근육이 손상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 호흡이 정지되어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학적 처치를 뜻한다.
정씨는 오전 10시 반경 민주마루 앞 내리막길에서 주차 관리와 인원 통제를 하던 중 졸업사진을 찍어주던 사진작가(작가)가 쓰러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주변에 있던 학군단 후배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후 약 10분 동안 흉부 압박과 인공 호흡을 했다. 정씨는 “학군단 후보생들과 가까운 위치에 쓰러져서 다행이었다”며 “외진 곳에 쓰러졌을 경우 시간이 지체돼 위험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쓰러진 작가를 발견했을 당시 심정으로는 “상황이 너무 긴박했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고만 생각했다”며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지만, 한여름이라 땀이 많이 나 흉부 압박 도중 손이 자주 미끄러지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작가가 촬영해 줬던 졸업생과 졸업생 가족의 태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해당 가족은 사진을 찍어주던 작가가 쓰러진 후 정씨에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3명의 학군단 동료 후보생들이 쓰러진 작가를 가려주기 위해 가족에게 양산을 빌렸지만 구급차가 도착하자마자 양산을 가지고 가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들은 사진 찍는 데 몰두해 도움을 주지 않았다. 구급차는 신고 후 5~10분 사이에 도착했다.
그는 “구급차가 떠난 후 민주마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들 웃으며 사진 찍기 바빴다”며 “사람이 쓰러져 구급차가 왔다 갔음에도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평화로운 분위기가 신기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사건 당일 낮 12시쯤 병원으로부터 쓰러진 작가의 생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시행한 심폐소생술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전화를 받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쓰러진 환자를 발견할 경우 대처법으로 정씨는 “신고를 통해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며 “신고 후에는 망설이지 말고 환자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기 전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심폐소생술 시행법에 관한 영상을 시청하거나 관련 대회에 참가해 보는 등 경험을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