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에게 티켓 받아 직관하기도
경기장 볼보이 경험 잊을 수 없어

“남들 보기엔 별거 아닌 공놀이지만 기아타이거즈(기아) 덕분에 웃고 울고 마치 가족 같았다.”

모두의 응원 아래 지난달 28일 기아는 삼성라이온즈(삼성)를 상대로 7대 5로 우승했다. 그리고 2017년 이후 7년 만에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9년부터 기아 팬인 이수찬(미술·23)씨는 “승패와 상관없이 야구로 일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즐거웠다”며 “6시 반만 되면 기아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길을 지나던 행인에게 한국시리즈 입장권을 받았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아가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입장권이 없었던 그는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경기장이 보이는 밖에서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을 펴고 관람했다. 이씨는 “그 모습을 재밌게 본 행인들이 남는 표를 주어 직관할 수 있었다”며 “하늘이 감동해서 표를 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받은 표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입장권이었다. 그는 “불리한 상황에서 전상현 선수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할 수 있었다”고 경기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전했다.

이씨는 동아리 선배의 도움으로 공을 줍는 역할인 볼보이도 경험했다. 그때를 잊을 수 없다는 그는 “관중석에서 듣는 함성과 경기장 안에서 듣는 건 아예 다르다”며 “그날 김도영 선수의 홈런공이 날아가는 궤도까지 아직 생생하다”고 전했다.

구단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장현식 선수다. 이씨는 “장 선수는 시즌 초반 부진한 선수였지만 후반에는 180도 바뀌었다”며 “팬들이 보기에 크게 티가 나지 않아도 묵묵히 해줄 건 다 해주는 모습들이 매력”이라 말했다. 지난 11일 장 선수의 LG트윈스 이적에 대해서는 “선수의 결정은 존중한다”며 “언론을 통해 잔류의지를 이야기했으나 기아에 협상 기회를 주지 않은 점은 서운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기아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유니폼 디자인을 꼽았다. 이어 “팬들이 사준다고 예쁘지도 않은 디자인을 판다”며 “팬심으로 말하자면 유니폼 디자인 이렇게 뽑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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