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고난이 없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잘 풀린다면, 내가 외운 부분만 시험에 나온다면, 내가 가려던 식당이 언제나 한적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만사가 늘 이렇게 돌아가진 않는다. 사람들은 불확실함으로 가득 찬 환경에서 각자의 어려움과 씨름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난을 헤쳐나가야 할까? 절대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말할 수는 없지만, 문제를 마주하는 이상적인 마음가짐은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 그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을 잘 보여주는 영화인 <마션>에 대한 나의 감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꽤 단순하다.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아레스-3팀의 대원 중 식물학자 겸 기계공학자인 ‘마크 와트니’가 지구로의 귀환 도중 부러진 통신 안테나 파편을 맞고 날아가 화성에서 조난당한다. 이에 마크는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를 파견한 NASA와 팀원들도 그를 귀환시키려 고군분투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꽤 심각한 조난기같지만,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주인공의 마음가짐이다. 화성에서 구조될 때까지 그를 살아있게 한 것은 그의 전문 지식과 낙관적인 태도다. 그가 기지에 남아있는 감자를 찾아내 식물학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기지 안에 일종의 비닐하우스르 만들어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고, 그가 로버(우주탐사용 차량)를 몰아 탈출에 필요한 무인 탐사선까지 갈 수 있게 해준 것은 그의 지식과 탐사대원으로 생활하며 쌓인 연륜이다. 그런 지식과 경험은 그의 낙관적 행동의 근거가 된다. ‘난 어쨌든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을거야’ 식의 무모한 믿음보다 ‘내겐 이런 자원이 있고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는 지식이 있으니 이렇게 행동하면 성공 확률이 높을 거야’ 같은 낙관적인 믿음의 기초는 그가 가진 능력이다. 이런 긍정적 태도는 그가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게 하는 기반이다. 결국 2가지 요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나는 저 2가지를 우리가 사는 현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 사고를 갖되 그 사고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런 접근방식이 꽤 괜찮다는 것은 직접 이런 방식으로 온갖 문제들을 다루며 생활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중간고사를 망쳤다면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마음을 다잡고 기말고사에 도전하면 된다. 이는 비단 시험에만 적용되는 원리는 아니리라. 마지막으로, 내가 <마션>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광활한 우주의 연출이나 유쾌한 연기가 아닌 영화 전반에 흐르는 긍정적인 분위기와 그에 맞는 등장인물들의 태도였다. 당면한 문제들로 지칠 때 이 영화를 본다면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