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중앙의 거대한 계단 맨 아랫칸에 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얇은 천장과 기둥이 마치 액자 속 명화처럼 새파란 하늘을 가둬두고 있었다.
그 하늘에 가까워지고 싶어 한 칸 한 칸 계단을 올라 마침내 정상에 다다르자 저 아래서 나를 불렀던 그 하늘이 아니라 녹음이 우거진 용산 공원의 초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오는 사이에 누군가 그림을 바꿔치기라도 한 듯 전혀 다른 모습에, 슬며시 불어오는 텁텁한 여름 바람마저 기꺼워져 삼엄한 경비를 뚫고 남몰래 작품을 훔치는 마음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전수빈(미디어커뮤니케이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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