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해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중고등학생이 사흘을 4일로 안다거나, 수업 시간에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태반이라거나, 심지어 학부모도 가정통신문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들을 볼 수 있다. 이는 중고등학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학생의 문해력 저하도 심각하다는 기사나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역사 문해력, 시각적 문해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으며 AI 문해력, 데이터 문해력 심지어 코딩 문해력 등 디지털 문해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구글 트랜드에서 문해력(리터러시)를 검색하면 2016년 이후 검색량이 늘어나며 2020년 이후에는 교육을 주제로 한 글에 많이 나타난다. 경기도에서 진행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 조사에서 문해력 저하 원인으로 독서 및 어휘력 부족, 디지털 매체 과사용을 꼽은 바와 같이 문해력 저하에 대한 글은 주로 독서 교육과 글쓰기로 귀결된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학생 독서 교육을 강화해 문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독서량 감소와 문해력 저하 간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나 이를 계도적이거나 전시 행정적 방법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서 문화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한 것이지 문해력 상승을 위해 독서 문화를 이용하거나 독서를 학력 신장의 기초로 삼겠다는 결과 중심주의적 방향은 독서 문화를 더 위축시킬 것이다.

숫자로 표현되는 시장 논리가 아닌 독서 가치 존중, 독서로 이어지는 공감과 이해, 독서를 기반으로 한 문화 지원 확충, 독서인에 대한 존중과 조용한 지원으로 사회 저변의 문해력이 상승할 수 있다. 한강 작가 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운영하는 독립 서점과 같은 곳을 지원하고 지역 기반 작가, 평론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도심 곳곳이나 대학 근처에 다양한 독립 서점 거리가 조성되고, 그 거리에서 청년들이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 독립 서점을 운영하며 독서인들이 숨 쉴 수 있는 독서 문화 조성에 관심을 둘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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