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한 자 단죄해야”

우리 대학 구성원을 포함한 광주·전남 151개 시민단체가 ‘뉴라이트 김재호 교수 즉각 파면’을 요구하며 어제(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의 혈세로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고 한국의 민주화를 폄훼한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김 교수를 규탄했다.

민주마루 앞에서 우리대학 총학생회 등 총 151개 단체가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호 경제학부 교수를 규탄했다.
민주마루 앞에서 우리대학 총학생회 등 총 151개 단체가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호 경제학부 교수를 규탄했다.

김재호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영어로 발간한 책 <한국 경제사 개관>에 식민 지배를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폄훼하는 내용을 담아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도서가 ‘학술 한류’ 목적으로 국가 예산을 지원받은 점도 논란이 됐다.

책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 한국은 빠른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조선왕조와 달리 총독부는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독립 이후 일본과 경제 관계가 단절되자 한국의 산업 생산은 급격히 위축됐다’ △‘1987~1988년의 민주화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한 제도적 틀을 깨뜨렸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교수는 2008년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필진으로 참여해 식민지 미화론을 펼쳐 비판받기도 했다. 뉴라이트는 신우파 이념에 속하는 새로운 보수주의 성향으로, 위 교과서는 친일 식민지 근대화론을 추구하고 일본군 위안부와 5·18민주화운동 등 역사를 축소해 논란이 됐다.

151개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식민사관으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시키는 잔당들을 색출해 몰아내야 한다”며 “특히 민주화운동의 성지, 전남대학교에서 이런 저열한 역사인식을 가진 자들에게 단호히 대처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해연(기계공학•24)씨(오)와 졸업생 김탁영(응용화학•14)씨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모습.
오해연(기계공학•24)씨(오)와 졸업생 김탁영(응용화학•14)씨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모습.

자유 발언한 허민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전남대 지부장 겸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같은 전남대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참담하다”며 “힘을 합해서 이번 학기부터 철저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오해연(기계공학·24)씨는 “선배님들이 총칼에 맞서 싸워온 덕에 우리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싸울 수 있다”며 “목소리를 안 내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라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우리 대학에서는 △공무원 노조 △대학노조 △민교협 △민주동우회 △비정규교수노조 △일반노조 △조교노조 △총동창회 △총학생회가 김 교수 파면에 뜻을 모으고 있다.

기자회견은 민주마루 앞에서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자유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광주출정가 제창 등 순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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