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전대신문> 국장직을 달고 국장 자리에 앉았던 때를 떠올려봤다. 방학이라 출근한 기자가 많이 없어 조용한 날이었던 것 같다.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떠오르는 건 몰려드는 일을 처리하려 애쓰던 나다. 자리 하나 옮겼다고 들떴던 설렘은 금세 잊히고 만다. 그 자리가 중요하고 힘든 자리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번 <전대신문>은 우리 대학의 변화를 다뤘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도 있고 마지막 기회로 도전하는 사업도 있다. 지난호의 신임 총장 인터뷰에 이어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는 신임 보직자 인터뷰도 담았다. 그러니 이번호를 읽어보면 우리 대학이 앞으로 어떤 방향을 잡고 어디로 항해하려고 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호를 보다보면 '위기'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화 등 위기에 맞서 변화와 혁신을 꾀하려 한다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최근 몇십 년간 우리 대학을 포함한 지거국들은 항상 위기였다. 약 10년 전에는 총장직선제가 폐지되고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실패하고 학내 예산이 부족해 위기였다.
대학 언론의 위기 또한 몇십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학보사 국장들은 학생들이 신문도 읽지 않고, 학생자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게 항상 고민이다. 누가 자리에 앉든 대학의 상황은 항상 위기였다.
그러나 대학을 이끌어가는 자리에 앉은 이상 차분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위기가 아닐 때가 없다고 포기해버리면 또 안 된다. 열심히 발버둥 쳐야 현재 위치라도 지킬 수 있다. 위기를 인정하고 그에 차분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