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 1672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기사는 바로 “총학 선거 투표율 지거국 최하위… 학생자치 ‘비상’”이었다. 현재 우리 학교 학생자치 상황은 학생들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선뜻 마주하기는 두렵고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해당 기사를 읽어 내려가면서 마음 한 켠에 짐을 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전남대 총학 투표율이 지거국 중 최하위라는 소식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낮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수준인 줄은 몰랐다. 최근 5년간, 당선 가능 투표율 미달로 인해 선거가 무산된 적도 있었고 선거 입후보자조차 나오지 않아 총학이 꾸려지지 않은 적도 있다고 한다. 정족수 미달로 정기 전학대회조차 열리지 못한 일도 있었다니, 학생자치가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지 실감이 났다. 

그렇다면 학생자치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 걸까? 투표율이 낮아도 총학이 있으면 된 거 아닌가? 라며 겉으로는 티를 못 내지만 속으로는 의아해하는 학생들도 몇몇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학생이 총학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정작 관심은 두지 않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인다. 우선, 인터넷에서는 학생자치를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다스리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럼 학생들은 자기 일인데 왜 다스리려고 하지 않을까? 심지어 왜 관심조차 주지 않는 걸까? 

아마도 자기 일이라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자치가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를 바꿀 수 없다는 인식도 한몫한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작년 임기 3개월을 남긴 총학 때도 공약 이행률은 50%에 그쳤고 논란이 컸던 학점비율조정 문제도 대학본부 측이 내년(2025년)에 논의하겠다는 두루뭉실한 답변만 남긴 채 흐지부지됐다. 모두가 학생과 학교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따라서 학생자치가 학교생활을 바꿀 힘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다.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가 잘 반영하면, 학생들은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낼 것이고, 이는 학생자치를 이끄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의 변화라도 눈에 보여야 한다. 변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야 학생들은 문제를 실감하고 스스로 움직일 의지를 가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기사에서 소개된 타 대학의 오프라인 투표 도입이 좋은 대안처럼 보였다. 오프라인 투표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투표 분위기가 형성되어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리 참여 독려 환경을 마련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의 참여다. 환경을 바꾼다고 참여가 저절로 늘어나지 않으며 학생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 비로소 변화가 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에 둔감해지는 것이다. 다행히 <전대신문>이 문제를 짚어줌으로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학생자치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얻었다. 이제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행동할 때다. 이번에는 정말로 변화를 한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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