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3박 5일로 우리는 필리핀 세부 여행을 다녀왔다. 중학교 동창으로 만나 그때부터 수많은 여행을 다녀온 우리지만, 해외여행은 처음인지라 여권을 잃어버리는 등 신나면서도 좌충우돌했던 여행이었다. 세부의 꽃인 뽀얀 에메랄드빛 바다, 그 뒤에 숨겨진 석회수가 나오는 샤워기. 그 두 가지가 동전의 앞뒷면이라는 것을 알았을 땐 얼마나 놀랐던가. 숙소에서 물을 마시고 씻을 때는 텁텁한 생활수에 찝찝했지만, 캐녀닝(Canyoning) 투어에서 뽀얗게 물든 에메랄드빛 물에 들어갈 때는 황홀하기만 했다. 신나면서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 찝찝했으나 어떨 때는 황홀한. 나 역시 세부 여행을 위해 알바를 전전하느라 고생했으나 그 고생이 없었다면 여행 또한 없었다는 생각에 세상사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던 여행이었다.
김정민(기계공학ㆍ24)
news@cnu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