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가게가 모두 ‘윈윈’하는 나눔
“무심코 연 가게가 벌써 8년째야”
“가게 손님 절반이 전대생이니 까 학생들이랑 상생해야지.”
18년째 용봉동에 살고 있는 후문 식당 ‘오늘 하루가’의 김섭(법학·06) 사장의 말이다. 김 사장은 20살에 완도에서 우리 대학에 오며 광주에 정착해 우리 대학과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시험기간인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도시락 50인분씩을 백도 앞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김 사장은 이번 나눔을 모두가 ‘윈윈’한 나눔이라 말한다. 가게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그는 SNS를 통해 돈을 들여가며 가게 홍보를 했으나 그 효과가 미비했었다. 다른 좋은 방안을 고민하던 그는 “어차피 돈을 들여 홍보할 바에는 학생들과 상생하고 싶다”고 나눔 이유를 설명했다.
나눔 방식은 기습적인 ‘게릴라식’으로 진행했다. 김 사장은 첫날 배달 출발 직전에서야 ‘에브리타임’을 통해 예고했다. 그런 이유로 단 몇 명만 공지를 보고 도시락을 받아 가고 남은 도시락은 그가 직접 학생들에게 말을 걸며 나눠줬다. 김 사장이 나눠준 도시락은 그의 가게에서 파는 메뉴로 △유부초밥 2개 △소시지 △초콜릿 △비타민 음료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날에는 오후 5시에 미리 공지해 도시락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첫날은 학생들이 건네주는 도시락을 받고 당황하듯 감사인사를 했지만, 다음날부터는 직접 알고 찾아와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이 끝나면 가게를 찾아오겠다는 학생들도 있어 만족스럽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도 나눔을 이어갈 것이라고 하는 김 사장. 우리 대학 5·18광장(봉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뒷정리하기 쉽도록 쓰레기봉투와 간식, 가게 쿠폰을 나누고 싶다는 계획도 있다. 그는 “기말고사에는 다른 가게와 협업해 학생들과 상권이 모두 기분 좋은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법대생이었던 김 사장이 식당을 열게 된 계기는 아르바이트였다. 그는 학부생 3학년 때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중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2018년 상대 공실에 식당을 차렸다”며 “이렇게 열게 된 가게가 벌써 8년째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 2023년 후문으로 가게를 옮기며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대학생 때만 술도 많이 마시고 젊음을 즐길 수 있다”고 학우들에게 즐거운 대학생활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