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가까운 증심사에 방문했다. 초·중등학생 시절 부모님 따라 나들이처럼 갔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니 거의 10년 만에 방문한 것 같다.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법당에서 부처님께 절도 드리고 근처 마당 구경을 가볍게 한 후 공양을 받았던 기억이 꽤나 큰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손발이 다 크고 난 후 다시 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마냥 커 보였던 법당이 이제는 조금 소박해 보이고, 한없이 길어 보였던 절까지의 길이 이제는 조금 가벼운 산책로처럼 느껴졌다. 학교생활도, 주변 인간관계도, 취업 고민도 모두 잠시 내려놓고서, 푸른 녹음이 짙은 무등산 숲을 보며 공양밥을 먹던 그 잠깐의 시간은 부처님의 자비가 내게 잠깐 왔다 간 듯 내 마음에 평화를 주었다.
전지현(자율전공·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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