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연구자들이 포착한 5·18과 12·3의 관계
정치 양극화 심화시키는 유튜브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 좇는 사회

김희송 5·18연구소 교수가 '비상계엄의 재구성, 12·3과 5·18'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희송 5·18연구소 교수가 '비상계엄의 재구성, 12·3과 5·18'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회대전환, 나침반으로서 5·18’을 대주제로 제2회 5·18연구자대회(대회)가 지난달 22-23일 진행됐다. 12·3 비상계엄 이후 5·18 정신이 어떻게 미래 사회의 방향 설정에 기여하는지 탐색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2일차 ‘진실규명’ 섹션에서 발표를 맡은 김희송 5·18연구소 교수는 “12·3 비상계엄과 80년 광주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다”며 “계엄군의 작전 전모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에 민주주의가 공고화된 1980년 이후 계엄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 하나의 내부 고발이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12·3 비상계엄은 철저하게 봉쇄됐던 80년 광주와 달리 시민 모두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김 교수는 시민들이 국회를 중심으로 전개한 계엄군의 작전을 주요 사건으로 인식하게 됐고, 선거관리위원회나 여론조사 꽃 등을 대상으로 전개한 계엄군의 작전은 제한적으로 파악하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 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넘어 계엄군의 작전 의도와 의미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환기했다.

12·3 비상계엄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헌법재판소 심판이라는 정치적 격변의 시기에서 유튜브의 저널리즘적 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발표도 이어졌다. 이종명 성균관대 글로벌융복합콘텐츠 연구원은 “유튜브가 정치 집단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비판없이 유튜브에 빠지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전통 언론에 대한 불신에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가 전통 언론을 대체하고 진실을 추구한다는 명목 하에 나왔지만, 실제론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혜승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브가 저널리즘을 보완할 순 있지만 대체제가 되선 안된다”며 “다시 전통 언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우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만권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분노와 감정으로 움직이는 대중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을 좇는 사회에서 시민은 감정적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 변질되고 있다”며 “감정으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는 언제든 탈진실과 폭력에 휘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주홀에서 진행된 518연구자대회 2일차 진상규명 섹션을 듣고 있는 청중.
김남주홀에서 진행된 5·18연구자대회 2일차 진상규명 섹션을 듣고 있는 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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