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빠른 예산 소진 위한 시간 설정”
한국장학재단 “예산 축소 이유 즉답 어려워”
이번 학기부터 우리 대학 국가근로장학생의 월 최대 근무 시간이 40시간에서 25시간으로 줄었다. 예산 감소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지만, 더 자세히 보면 상반기에 시간을 늘려 운영한 뒤 하반기 예산이 줄어들며 발생한 결과다.
학생과에 따르면 근로장학 예산은 한국장학재단(재단)으로부터 배정받아 집행한다. 대학이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며, 학생과는 지급받은 예산 규모에 따라 근로 인원과 근로 시간을 결정한다. 그동안 근로장학 시간은 25~40시간 사이에서 변동해 왔다. 2023년 1학기 25시간, 같은 해 2학기 30시간, 지난해 1학기 30시간, 2학기 35시간이었고, 올해 1학기에는 40시간으로 확대됐다가 이번 학기에 다시 25시간으로 축소됐다.
지난달 7일 재단은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대학에 일괄적으로 하반기 예정 예산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학생과 관계자는 “국가 근로는 재단 예산으로만 운영하기에 예산이 배정되지 않으면 집행할 수 없다”며 “대학 측도 재단에 문의해 봤지만 ‘보수적으로 집행을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기와 근로장학생 수를 비슷하게 유지하려다 보니 25시간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대학도 시간을 더 주고 싶지만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단순 예산 부족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체 예산은 작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근로장학 예산은 상반기에 70%, 하반기에 30%를 배정받는다. 학생과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지난해 약 28억원의 교내 근로장학 예산을 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약 34억원을 받았다. 재단의 공문이 내려오기 전, 올해 하반기에는 약 10억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처럼 전체적인 예산은 늘어났지만 근로시간이 급격히 감소한 이유는 예산을 소진할수록 이후 더 많은 예산을 받는 구조 때문이다. 학생과 관계자는 ”상반기에 예산을 많이 소진해야 하반기에 예산을 더 받을 수 있다“며 “그편이 학생들에게도 유리하기에, 학생과에서는 되도록 빨리 예산을 소진할 수 있도록 상반기 근로시간을 계획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 예산이 지급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이번 학기 근로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재단에 지난달 25일 예산 축소 배경에 대해 물었지만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학생과에서 제공받은 재단 측 공문 일부에는 “일반교내유형의 경우 사업 총예산 감액(1,000억)에 따라 대학별 연간 배정액 중 2학기 지급 예정액(연간 배정액의 30%)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음”이라고 적혀있다. 이러한 예산 축소가 한시적인 조치인지 또한 불투명하다. 학생과 관계자는 “향후 예산 규모는 재단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