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룸메이트를 보고 기술 개발 결심
공모전 디딤돌 삼아 스타트업 설립

이창민씨가 직접 개발한 점자 인쇄기와 스마트 점자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
이창민씨가 직접 개발한 점자 인쇄기와 스마트 점자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불편을 줄이는 기술을 만들고 싶어요.”

이창민(신소재공학부·21)씨가 취약계층을 위한 기술 개발을 결심한 계기는 시각장애인 룸메이트를 만나면서다. 2021년 그는 시각장애인 룸메이트와 6개월간 함께 지내며 △대중교통 안내 음성 미흡 △식·약품 유통기한 확인 어려움 △의류 색상 구분 △가전제품 조작 어려움 등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불편들을 직접 확인했다. 이 시간을 통해 그는 “실질적으로 취약계층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24 연세-KAPS 사회문제 해결 해커톤’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여러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그는 “공모전을 아이디어 검증과 피드백 기회로 삼았다”고 말했다. 많은 공모전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씨는 “불편을 겪는 이들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차별화된 접근”이라고 말했다. 공모전 초기에는 그가 만든 시각장애인용 전용 보조기기가 ‘휴대성이 부족하다’, ‘조작법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는 “그 과정에서 사용자 테스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아이디어 발전 시 반드시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터닝포인트가 됐던 공모전이 있냐는 질문에 이씨는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점자 지팡이로 처음 수상했을 때’를 꼽았다.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점자 지팡이는 지팡이에 AI 기반 점자 안내와 촉각 길 안내 기술을 적용해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기기다. 그는 “심사위원과 시제품 체험 사용자로부터 제품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단순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모전 수상이 창업에 필요한 신뢰를 쌓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상을 통해 아이디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 산학협력단과 창업지원단의 △멘토링 △시제품 제작비 △공간 대여 등의 지원 덕분에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씨는 현재 연구 중인 스마트 점자 지팡이를 고도화해 하이패스 기능, IoT 기반 길 안내 등 확장성을 갖춘 기능을 특허화할 계획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지팡이의 성능을 안정화하고, 사용자 테스트를 거쳐 상용화 버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노인과 일반인도 활용할 수 있는 보조기기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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