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대 라인업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용봉대동풀이 준비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총학생회장과 인터뷰를 한 담당 기자가 듣고 전해준 말이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대학은 예전부터 ‘축제 라인업이 구리다’는 말이 많았다. 축제가 다가오면 들떠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도 우리 대학은 초대 가수는 기대하지 말자는 결론으로 이야기가 흘렀다. 그러다가 항상 조선대와 같은 축제 라인업이 유명한 대학을 부러워하는 말들이 나왔다. 그랬던 학생들에게 이번 총학생회장의 말은 좋은 소식일 것이다.

올해 축제 예산은 2억여원이다. 총장이 외부 지원금도 따오고 총학생회도 기부를 하는 등 예년보다 더 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예산들의 반 이상을 무대와 연예인 섭외비에 쓸 만큼 대학 축제들은 연예인 콘서트가 되어버렸다.

대학 축제에 유명한 연예인을 초대하는 걸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문화생활 측면에서 서울에 가야 볼 수 있는 연예인들을 축제를 통해 지역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작년 축제에 왔던 가수 청하를 보기 위해 몇 시간을 내리 서 있던 적도 있다.

말하고 싶은 건 주객전도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에는 연예인 무대 말고도 학생들이 준비한 부스나 콘셉트, 프로그램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제치고 축제의 질은 섭외된 연예인의 인기로 결정된다. 우리 대학 축제는 안 가도 연예인 보러 조선대 축제는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대학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활력을 주는 축제의 원래 의미는 어디로 갔는가? 유명한 연예인이 없다면 축제는 해도 괜찮고 안 해도 그만인 행사인가? 적어도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누가 누가 연예인 섭외를 더 잘 하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축제를 하는 이유, 축제 본연의 의미를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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