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트레일 러닝’이라는 산을 뛰는 마라톤에 참여했다. 자그마치 11만 원이라는 참가비를 지불하고, 광주에서 춘천까지 먼 거리를 이동한 내 선택에 확신은 없었다. 과연 무엇을 위해 24km에 이르는 산길을 달리려고 한 것일까? 출발하는 그 순간까지 긴장과 걱정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하자마자, 곧장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발 딛는 땅은 젖었으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자유롭게 오가며 산의 굴곡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본 경치는 이 대회 참가가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확신을 안겨주었다. 이게 바로 트레일 러닝의 묘미다.
서로 각기 다른 목표를 품고 출발선 앞에 서서 각자의 방식으로 달렸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과 완주라는 공통된 경험은 모두를 하나 되게 만든다.
최서호(고분자융합소재공학·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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