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쟁력의 확보와 지역균형발전이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생각된다. 기경학(機經學)의 시대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국제관계와 경제질서가 기술 경쟁력 확보 문제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AI로 대변되는 디지털 기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기술 등 신기술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고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문제가 되었다. 수도권 편중에서 오는 폐해 또한 너무나 크다. 수도권은 과밀화로 인해 주거비 상승, 교통 혼잡, 환경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며, 반대로 지방은 거주 인프라의 낙후와 좋은 일자리의 부족, 그에 따른 인구 소멸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지역균형발전 문제의 해법으로서 지방 거점 대학의 역량 강화는 필수적인 과제이다. 등록금 동결과 정부 재정지원 축소에 묶인 빈약한 대학 재정, 연구보다는 취업 훈련소처럼 인식되는 대학이 기술 경쟁력을 선도해 나갈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업은 인재가 없어 지역으로 갈 수 없고, 인재들은 취업할만한 기업이 없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거점 대학들의 연구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인재들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 산실로 만들어야만 한다. 거점 대학이 훌륭한 인재와 벤처 창업의 산실이 되고, 기업들이 지역 거점 대학들과 협력하고 싶어할 때 지역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기술혁신 자원을 넓고 다양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 ‘구체성이 부족하다’,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와 같은 이유로 허상이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제는 다른 어떤 국정과제보다 중요하다. 구체화되어야 하고 충분한 예산이 만들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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