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던 중 연행돼 옥중출마를 선언한 대학은 전남대와 고려대. 이들은 학생회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연행됨으로써 옥중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의 경우 지난 2일 학내 정문 근처에서 학내선전전을 벌이던 중 같은 대학 인문대 학생회장과 함께 보안수사대에 의해 연행된 농과대학 학생회장 윤영일(임학 3)씨가 총학생회 선거에 옥중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윤씨는 총학생회 선거 후보 등록을 위해 학생 2000여명의 후보 추천 서명을 받은 상태였으며 등록을 몇 일 앞둔 상황에서 연행돼 선본 관계자들도 고심하던 중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와 함께 총학생회 부학생회장으로 입후보한 정달성(2003년 전대 부총학생회장 후보)씨는 “다른 대학들의 경우 이런 사례들이 있었지만 전남대는 처음으로 옥중출마를 선언하는 것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으나 이미 2000여명의 학생들에게 후보 추천을 받은 상황에서 출마를 포기한다는 것은 추천을 해준 학생들의 믿음을 져버리는 것이 되며 학생회 분열을 바라는 공안세력들이 원하는 데로 가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윤영일 선본측의 옥중출마 선언에 대해 전남대 중앙선관위측은 “총학생회장으로 입후보한 학생을 학내에서 연행해 간다는 것은 가장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할 대학내의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행위이며 심각한 인권침해이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윤씨의 조속한 석방과 후보자 옥중출마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대 윤씨와 같은 날(2일) 연행된 고려대 이대원씨도 현재 ’우리 모두를 위해’ 선본에서 총학생회 선거 부학생회장으로 옥중출마를 선언했다. ’우리 모두를 위해’ 선본 정책담당 박근운(생명과학 97)씨는 "이대원 후보가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선거 유세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읽어주는 등 옥중출마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옥중출마를 선언한 선본측은 옥중출마를 하게 된 근본적 이유인 한총련 이적규정의 부당성도 선거기간 중 함께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 및 가족들의 강요로 선거 준비 중 한총련 탈퇴서 작성을 강요받아 선거 출마 자체가 불투명해진 대학도 있다.
단국대의 경우 올해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김태봉씨가 2000여명의 학생들로부터 이미 후보추천을 받은 상태에서 가족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와 탈퇴서 작성을 요구해 선거출마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이다. 김씨는 한총련 대의원으로 수배상태였으며 가족들에 의해 경찰서에서 탈퇴서를 작성하고 현재 집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함께 선거를 준비했던 선거운동본부측에 따르면 같은 대학 이과대 학생회장 김성우씨에게도 아버지가 찾아와 "경찰에서 총학생회장 할 사람이 없어져 다음에 네가 후보로 나간다고 하니 같이 경찰서로 가자"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본측은 오늘(14일)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다른 후보자와 함께 오늘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며 선거와는 별개로 "비민주적인 경찰의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개입과 가족을 이간질시키는 가정파괴 행위에 대해서 는 이후에도 투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학생회 한 관계자는 "매년 학생회 선거 시기만 되면 가족들을 이용해 탈퇴서를 강요하는 양상들이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