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책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 청년글방이 재정적 위기를 맞았다. 우리대학 정문에 위치한 청년글방은 알게 모르게 인문사회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열변을 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끔 청글을 찾는 학생들에게는 마음의 안정을 안겨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청년글방이 96년 말에 있었던 위기 이후 또다시 재정적 이유로 비슷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요즘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청글의 재정적인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대표 김형중 씨(문학평론가)는 "개인 혼자서 인문과학서점을 운영하기는 힘들다. 청글이 개인의 사업체는 아니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함께 공적인 운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많은 학생들이 청글을 이용해 활성화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청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용하는 것이 곧 청글을 살리는 길이다"고 전한다.
인문학의 위기라 불리는 요즘 학생들의 사회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에 대한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론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지 않아요"라는 박숙현 양(영문·2). 굳이 박 양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요즘 학내에서 토론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에 누구나 다 공감할 것이다. "수업 시간에도 일방적인 강의만 있을 뿐 토론수업에도 학생들의 참여도는 낮다"고 지적하는 조수현 양(법학·2)은 "요즘 학생들은 사회 문제나 어떠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하지만 인문과학서점 ’청년글방’에서는 매일 주제별 세미나가 열려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아마도 광주에서 유일한 인문사회과학공동체일 것"이라고 청년글방을 소개하는 청글대표 김형중 씨는 "인간이나 사회 등 인문학 분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드나들며 사람들과 함께 토론하는 공간이다"고 설명한다.
청년글방에서는 생태강좌, 문화캠프, 영화제, 초청강연 등의 행사를 개최해 학생과 시민이 함께 하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 또 매일 미술사, 영화학, 문학 등의 주제별 세미나가 펼쳐져 약 50여명의 회원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복합 문화 센터로서 지역사회 각계 진보적인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청글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학생들만이 모여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학생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재정적인 위기를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더욱 알찬 문화공동체로서 활성화되기 위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등의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사회 진보적 사람들의 사랑방으로서 그리고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문화 공동체로서 청년글방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떠한 길을 걸어야할지 그 길을 한번 머리 속에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정나래 기자 jnroi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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