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취업예정자들, 즉 졸업생과 4학년 졸업예정자들의 마음이 싱숭생숭하리라 여겨진다. 한 인간의 삶에서 직업의 의미는 단순한 물질적 사고를 초월한다. 직업의 선택은 그/그녀의 세계관에서 비롯되며, 즐거운 직장생활을 통하여 철학과 우정, 그리고 사회봉사의 의미도 깨달아 가는 것이 인생이다. 물론 사회의 첫발을 내 딛을 때부터 자신의 희망과 완전하게 일치하는 운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때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해도 우선 직장을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본교의 취업률은 1996-7년도에는 70%를 상회하였지만, 1998년도에 급락하여 57%로 떨어졌다. 이후 3년 동안 60% 안팎의 졸업생들만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 들어 취업문이 갑자기 크게 열린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외환위기 이후에 고용정책에서 수세적인 입장을 표명하던 대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의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올해에는 대규모 채용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의 취업정보센터는 요즘 개별 기업들의 리쿠르팅을 개최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다. 그리고 취업준비생들의 발걸음도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니, 갑자기 용봉골에 생동감이 넘쳐나는 것 같다. 그러나 바쁠수록 쉬어가라는 속담처럼 취업준비생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될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과도한 기대감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직장선택을 권고한다. 비록 일부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를 발표하였지만, 산업 전반에 걸친 공채라기 보다는 일부 ‘잘 나가는’ 분야에 한정된 경향이 짙다. 또한 과거의 경기침체기에 상용하였던 상시채용과 경력직 우대라는 채용관습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다는 징후가 발견된다. 둘째는 면접심사에서 보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말솜씨를 평소에 연습해 두어야 한다. 마음속에 무한한 아이디어를 간직해 두는 이유는 적재적소에 써먹기 위함이다. 따라서 평소에 취업 면접에 대비하여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습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혹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본부 1층에 위치한 취업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취업면접 훈련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은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여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적극성이 더 할 나위 없이 요구된다. 본교생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학생의 비율이 50%를 넘고 있다. 결국 얼마나 사회가 본교출신 여학생 졸업자들의 취업을 수용하느냐에 따라 본교의 전체적인 취업률이 결정된다. 아직도 한국사회가 여성의 사회진출에 수많은 장벽을 쌓아두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러한 진입장벽을 이겨내고 기필코 사회적 삶을 쟁취하겠다는 개별적인 차원의 결심과 시도가 여학생들에게 절실히 요구된다.
그리고 어학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의 경우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응모자에게 최소한의 TOEIC과 TOEFL 점수를 요구하고 있는 바, 아쉽게도 개별 기업들의 어학관련 요구 점수에 부응하지 못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으로의 취업은 여전히 아득하다면, 취업정보센터에 거의 매일 지역내의 중소기업에서 보내온 채용서류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전남대 인력을 충원하려고 안달이지만, 아뿔싸! 본교출신은 이러한 중소기업으로부터의 러브 콜에 꿈적도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세계도 흥망성쇠의 역동성이 넘치기 때문에 오늘의 중소기업이 나중에 대단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기 대신에 오히려 일정 기간동안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에 보다 전문적인 직종이나 기업으로 진출하는 궤적이 더욱 현명한 처사일 수도 있음을 고려하기 바란다. /전대신문 사설(9월 30일자)
